경제·금융

'탁구황제' 유승민, 선행도 금메달감

난공불락의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만리장성을 허물고 16년 만에 올림픽에서 금빛 스매싱을 선보였던 `탁구 황제' 유승민(22.삼성생명.세계랭킹 2위)의 선행이 화제다.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왕하오를 꺾고 우승했던 유승민이 남몰래 선행을 시작한 건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 팀 선배 이철승과짝을 이룬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유승민은 어려운 형편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선수 꿈을 키워가던 강원도 추곡초등학교 탁구선수들과 연결됐고 지금도 이다솜(14.남춘천여중)양에게 월급에서 떼어매월 5만원씩 보내주고 있다. 액수는 많지 않지만 부천 오정초등학교 시절 건강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 요양을도우며 방 한칸짜리 전셋집에서 어렵게 살았던 기억이 남아 있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이젠 올림픽 금메달로 연금액이 매월 100만원으로 늘어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을돕겠다는 마음을 굳힌 유승민은 추석 연휴기간 부모님과 구체적인 방법을 상의하겠다는 구상을 살짝 털어놨다. 삼성생명 탁구단 역시 유승민의 장한 뜻에 공감, 유승민이 내놓는 돈에 더해 `유승민 장학금'(가칭)으로 일정액을 적립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유승민의 `아름다운 실천'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22일 태릉선수촌에서 전국 각지의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에게 세계를 제패했던금빛 드라이브를 재현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던 유승민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유일의 탁구 전문지 `월간탁구'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친 것. 유승민은 오정초등 6학년 때이던 지난 94년 회장기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뒤 월간탁구 5월호 표지모델로 첫 선을 보였고 3개월 뒤 동아호프스대회 2관왕에 오르며이 잡지를 통해 `탁구신동'으로 소개됐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최근 회사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유승민은 도울 방법을 궁리하던 중 자신의사진과 사인이 새겨진 스포츠타월을 판매하겠다는 월간탁구의 요청을 아무런 대가없이 흔쾌히 승낙했다. 또 전국을 순회하는 `유승민 탁구교실'을 통해 꿈나무에게 희망을 심어줄 예정인 유승민은 "나도 초등학교 때 방 한칸에서 살던 힘든 시기가 있었다. 침체됐던 한국 탁구의 인기를 되살리고 유망주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일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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