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내 파워게임·레임덕 산물"

여야 정보위원들이 보는 '印尼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br>元원장 반대파가 제보說<br>與 국정운영 차질 우려

국회 정보위원들은 국정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이 알려진 배경을 놓고 권력집단 내 파워게임과 레임덕(권력누수)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인 민주당의 한 핵심 정보통 의원은 22일 익명을 전제로 "이번 사건은 (국정원과 여권 내) 파워게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오로지 MB(이명박 대통령)만 바라보는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2009년 2월 취임한 뒤) 계속 SD(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계를 쳐내면서 반발세력이 생긴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집권 4년차(2011년)에는 측근들의 비리가 발생하고, 5년차에는 친인척들의 비리가 터지기 마련"이라며 "현 정부도 최근 함바(건설현장 식당)비리에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개입된 게 드러나는 등 레임덕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정보위원인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도 국정원 내 파워게임 양상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원 원장이 국정원 내 호남 인맥을 걷어내려 인사조치 하면서 반대파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정보위 관계자는 "실제로는 호남뿐만 아니라 PK(부산ㆍ경남)와 TK(대구ㆍ경북) 사이 알력도 심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원 원장이 반대 세력을 해병대 캠프에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남대문경찰서에) 국정원 내 원세훈 반대파가 정보를 줬다는 설이 정보위원 사이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의 사퇴설과 관련,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황진하 의원은 "어제(21일)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러 간 것일 뿐 사퇴 표명은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핵심 정보통 의원도 "원 원장이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야당에서도 사퇴를 요구하고는 있지만 파출소를 피하려다 경찰서를 만날 수 있어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정원 내부 갈등설과 여권 내 권력투쟁설까지 비화하면서 한나라당은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4ㆍ27 재보선을 앞두고 구제역에 물가, 전세대란,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명박계의 한 의원은 "언론에서 이런 정보를 받았다는 것은 곳곳에서 권력누수 현상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정 난맥상이 많지만 국정원 사태는 어이없는 것으로 국정원장만 물러나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 정보라인을 물갈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