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번주 러시아와 맞댄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에스토니아 동부 도시 타르투 지역에서 28개국 80개 기관이 파견한 670명 이상의 군인 및 민간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이버 전쟁 대비 훈련을 벌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과거에 비해 2배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 이번 훈련은 해킹을 우려해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FT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냉랭한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토의 사이버 취약성이 드러난 후 이런 훈련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나토의 핵심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각종 의심사례는 하루 2억건이 넘고 이 가운데 최소 100건 정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며 이 중 30건 정도는 매우 정교한 사이버스파이 행위로 드러나고 있다,
서방권과 러시아 간 신냉전에 직접적 도화선이 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군수물자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다목적 군용차량인 험비와 적군의 박격포 위치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등 비살상용 군사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9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산발적 교전으로 휴전 후에도 1,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유엔 우크라이나인권감시단은 최근 발표했다. 서방권은 반군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가 러시아의 물밑 지원에 있다고 보고 이를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반군을 향한 한 이 같은 군사지원 의혹 말고도 최근 나토 회원국 영공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등 서방권에 대한 군사 도발을 늘려가고 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군용기가 회원국 영공을 위협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요격기 출격이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400회가량에 이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