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발달은 이제 취업방식마저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터넷경매로 구인·구직을 중개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나를 사가세요. 5년 경력의 웹디자이너로 팀장직위에 연봉3,000만원, 격주 휴무와 스톡옵션을 원합니다』
지난 1일 한 인터넷 구인구직 경매 사이트에 자신을 매물로 내놓은 金모(31)씨는 이틀만에 3개업체로 부터 입찰을 받았다. 그는 연봉은 2,600만원으로 낮지만 팀장직위와 격주휴무, 스톡옵션을 제시한 벤처기업 A를 결정, 「낙찰」을 통보한 뒤 면접을 보고 그 회사에 취직했다.
일종의 「역경매」인 취업경매는 경매물건이 구직자라는 점 외에는 일반 경매와 큰 차이가 없다. 먼저 구직자가 자기소개서·이력사항·희망급여·근무조건 등을 사이트경매코너에 올려놓으면 각 구인업체들은 이들이 제시한 각종사항을 살펴보고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각 업체들은 해당 구직자가 제시한 희망사항의 수용여부를 표시할 수 있으며 기타 다른 근무조건을 추가 제안할 수 있다. 그러면 구직자는 이들 업체가 제시하는 응찰조건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낙찰을 하면 된다. 경매사이트에서는 여기까지 이루어지며 이제 구직자는 개별적으로 낙찰기업의 면접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구직자입장에서는 이력서를 들고 이곳저곳을 다닐 필요없이 인터넷에 자신의 신상을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기업면접에 의한 지정이었으나 이제는 훨씬 개인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구인기업측으로서는 굳이 비싼 광고를 내지 않아도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이 수시로 뽑아쓸 수 있다.
또한 인터넷경매에서는 경매에 참가하는 구인자들의 직종별·경력별 「연봉통계자료」가 공개되므로 능력에 따른 연봉산정에 도움이 된다. 기존업체 직원의 연봉책정이나 대우·조건 결정에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문제점도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소개자료를 거짓으로 기록할 경우, 믿고 면접에 응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상정보의 유출이다. 개인이력서로써 제출한 내용이 원래목적이외로 사용될 때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 현재로써는 개인이 경매사이트의 정보관리 방식을 숙지하여 스스로 조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 취업경매 시장의 선두는 미국의 「몬스터(WWW.MONSTER.COM)」. 광고회사인 TMP월드와이드가 운영하고 있는 이 사이트에는 등록된 구직자 수만도 700만여명에 달하는데다 1개월에 평균 170만명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캐리어써포트(WWW.SCOUT.CO.KR)」은 오픈한지 두달만에 등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자신의 이력사항과 자기소개서, 희망근무조건을 등록하면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검색하고 연봉과 근무조건 등을 제시해 입찰하는 방식이다. 현재 SK텔레콤, 로커스 등 국내 4,000여개 기업들이 회원사로 등록해 있다.
「소프트붐닷컴(WWW.HIREME.CO.KR)」은 구직뿐 아니라 구인경매까지 제공한다. 구인업체가 경매방을 만들어 제안연봉 및 담당업무내용을 기재하면 구직자가 경매에 참여, 입찰하는 방식이다. 그외 팀별경매도 운영하고 있다. 특정분야에 전문적인 팀을 기반으로 리더가 경매방을 만들어 입찰한 업체를 선택, 팀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알바몰(WWW.ALBAMALL.COM)」은 구인경매전문사이트이다. 구인업체가 일감을 등록하여 경매에 부치면 이력서를 작성한 개인이 입찰을 한다.
그외 취업경매사이트로는 「브레인정글(WWW.BRAINJUNGLE.CO.KR)」, 「럭키넷(WWW.LUCKYNET.CO.KR)」, 「벤처버디닷컴(WWW.VENTUREBUDDY.COM)」등이 있다.
최수문기자CHSM@SED.CO.KR
입력시간 2000/05/18 19:28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