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약세 어디까지" 촉각

美 경상적자 급증등 경기 회복세 둔화로 내리막미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들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급증하고 미국 자본시장에 해외자본 유입량이 줄어들며 2분기 이후 미국 경제 회복속도가 둔화될 전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이 통화 방어를 하지 않을 경우 급격한 달러 약세 또는 엔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 자금 헤지를 준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1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강한 달러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자신의 지론을 강조했지만, 달러 강세를 유지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외환시장 개입은 효과가 없다"며 "경상수지 적자 해소 대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 딜러들은 오닐 장관의 주장은 자만과 고집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달러 약세에 비중을 실어 트레이딩하고 있다. 달러는 최근 3개월 사이에 엔화에 대해 4.2%, 유로화에 대해 4.8% 절하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6월말까지 엔화에 대해 1달러당 126엔, 유로화에 대해 1유로당 92센트까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달러 정책에 대한 불신이 선진국과 금융시장으로부터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워싱턴에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선진국 재무장관들은 비공식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오닐 장관은 "미국 경제가 강력하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면박을 주었다. 그러나 지난 1ㆍ4분기중 미국 시장에서 해외로 나간 돈이 유입된 돈보다 많았고, 지난 1~2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20년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경기침체기에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것이 관례인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2%로 증가했으며, 올해말에는 5%로 불어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앞으로 3개월 내에 달러가 15% 절하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원(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현재 달러가 20~25% 고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헤지펀드들이 저리의 엔화자금을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국채(TB) 시장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딩 방식에 부담을 느껴 갑작스럽게 달러를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스커버리 캐피털의 매니저 데이비드 전은 "일본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일본 엔화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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