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한·중 FTA 타결 이후] 유통가 "역직구족 잡아라"… 중국어사이트·택배망 구축 활발

전자상거래 장벽 완화·한류 확산 힘입어

해외 소비자 국내 온라인 접속 크게 늘어

온라인몰·오픈마켓 이어 홈쇼핑도 가세

글로벌쇼핑관·배송 서비스 경쟁 등 가열

글로벌 롯데닷컴 중국어판 홈페이지.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를 맞아 중국 역직구족을 겨냥한 상품들을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를 맞아 중국 전자상거래업계가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펼친 11일. 이날 국내 인터넷 쇼핑몰인 롯데닷컴 중국어판에도 커다란 숫자 11을 내세운 쇼핑 이벤트 알림 배너가 걸렸다. 11가지 인기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면서 해외배송비도 받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행사 대상은 MCM 핸드백을 비롯해 잇츠스킨 달팽이크림, 메디힐 마스크팩, 휴롬 쥬스원액기 등 평소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구입하는 상품들이다. 롯데닷컴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글로벌 롯데닷컴의 매출이 전일 동 시간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광군제를 맞아 중국인의 접속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기술과 물류망의 발달, 한류 확산에 힘입어 온라인 국경을 넘어 국내 시장으로 쇼핑을 오는 해외 소비자, 소위 '역(逆)직구족'이 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해외 직구시장에 빼앗긴 국내 소비자의 빈자리를 해외 역직구족으로 채우는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이들 업체들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주요 외국어를 지원하는 쇼핑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해외 택배망을 확충하고 역구직족을 겨냥한 판촉행사까지 마련하는 등 현재 3,7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역직구시장이 성장할 것을 대비해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주목하는 해외 역직구족은 중국인들로 지난 10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자상거래시장의 장벽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물론 패션·화장품 업체들까지 중국 안방 쇼핑족을 맞기 위한 전략수립에 나섰다.

관련기사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샵은 이날 홈쇼핑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외 소비자가 GS샵 인터넷몰이나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면 미주·유럽·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전세계 103개국으로 상품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특히 단일 상품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품을 한 번에 배송해주는 합포장 서비스와 실시간 배송추적 서비스도 도입해 쇼핑의 편의성을 높였다. 김준식 GS샵 뉴비즈사업부 상무는 "1차적으로는 해외 거주 한국인 등이 타깃이지만 현재 영문·중문 사이트도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역직구족 공략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홈쇼핑업계에서는 GS샵이 처음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종합 인터넷몰과 오픈마켓은 이미 역직구족 모시기 경쟁이 시작됐다. 롯데닷컴이 올해 2월부터 중국·싱가포르 등 해외 19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선 데 이어 이달 6일에는 인터파크가 중국어와 영어로 된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오픈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북미 등 한국 상품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를 겨냥했고 패션·뷰티·유아동·식품·리빙·디지털 등 600만개 상품을 준비했다. 윤준선 인터파크 해외사업기획팀장은 "200여개국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역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인 G마켓과 11번가 역시 역직구족을 겨냥한 글로벌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역직구족 중에서도 한류 상품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을 겨냥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올 10월 문을 연 판다코리아닷컴이 대표적으로 중국인 역직구족을 대상으로 화장품·패션 등 국산품을 주로 판매한다. 또 개별 제조업체 중에서는 FnC코오롱이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워너비K'를 시험운영 중이며 LG생활건강은 지난달 15일 티몰글로벌에 입점해 K뷰티에 꽂힌 중국인 온라인 쇼핑족 공략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의 한 관계자는 "프레스티지 브랜드인 후·오휘·숨·빌리프와 수려한·비욘드 등 총 6개 브랜드 500여개 품목을 팔고 있다"며 "지난달 15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후는 10일 만에 준비한 5,000개 세트가 매진됐을 정도로 중국 직구족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온라인을 통한 중국인 쇼핑객 공략이 기본적인 상품매출 증대는 물론 고객 충성도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FTA로 양국의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직구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판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