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 서구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로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신흥 아시아 시장에 투자해야 합니다."
캐서린 영(사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3일 "투자전략을 세울 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관심 있게 봐야 하지만 분산투자 차원에서 아시아 시장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며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06년 피델리티에 입사한 영 디렉터는 현재 피델리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 부문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고 있다.
영 디렉터는 "중국과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은 중국 성장과 궤도를 같이하며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최근 태국이 중국과 철도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필리핀에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대형 카지노가 세워지는 등 중국의 성장과 발을 맞추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을 포함해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소비자와 관광객들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기관투자가들도 유럽이나 미국 기업에 투자할 때 아시아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피델리티 매니저들은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 수혜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 직접 진출한 기업들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 시장을 얘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정치·경제리스크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 국가들도 교훈을 얻어 경제·정치적인 건전성을 높여왔다는 것이다. 영 디렉터는 "필리핀은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성과를 보였다"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부패척결 등 정치적 개혁을 단행했고 경제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필리핀 주식 시장은 지난 3년간 71.4% 상승해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최근 높은 성장률로 주목받는 인도 시장 역시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강한 개혁 의지가 바탕이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영 디렉터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자금이탈 우려에 대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국가들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이 후강퉁 등을 시작하면서 국내 주식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고 국내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작하는 이유 역시 미국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호주나 말레이시아처럼 연기금이 활성화된 국가는 연기금 자금이 주식시장을 지탱하고 있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의 자금유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 디렉터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인 양적완화와 관계없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양적완화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많은 부채를 일으킨 정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제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아시아에는 양적완화를 하지 않고도 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