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레지스터핑 최종, 소렌스탐 2주연속 정상'정말 아쉬운 승부였다.'
박세리(24ㆍ아스트라)가 미국LPGA투어 스탠다드레지스터핑대회(총상금 100만달러)에서 25언더파를 치고도 아니카 소렌스탐(31ㆍ스웨덴)에 2주연속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전날 소렌스탐을 3타차로 따라 붙으며 역전우승을 노렸던 박세리는 1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CC(파72ㆍ6,459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6개의 버디를 낚았으나 15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2타차 2위에 만족했다.
지난주 서클K챔피언십에서 박세리를 6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던 소렌스탐은 이날 4타(4언더파 68타)를 더 줄이며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기록, 2주연속 우승했다.
이로써 시즌 2승과 통산 25승을 따낸 소렌스탐은 2라운드에서 LPGA투어 18홀 최소타 신기록(59타)을 세운 데 이어 캐리 웹(호주)이 99년 호주여자마스터스에서 수립한 L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26언더파 262타)마저 갈아치워 겹경사를 누렸다.
뿐만 아니라 소렌스탐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웹이 세운 LPGA투어 54홀 최소타 기록(23언더파 193타)과 타이를 이루는 등 3개 기록 보유자가 됐다.
박세리도 이 대회에서 25언더파를 기록, 지난 98년 7월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 우승당시 세웠던 자신의 최다언더파 기록(23언더파 261타)을 경신했다.
박세리는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공동선두까지 오르는 등 맹추격전을 펼쳐 미국LPGA투어 51년 역사상 '최고 명승부'를 연출했다는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첫날 박세리와 소렌스탐은 나란히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2위로 출발했으나 소렌스탐이 2라운드에서 13언더파 59타를 몰아치는 바람에 11타차로 벌어져 추격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박세리는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보태 3타차로 따라 붙었고 마지막 4라운드 14번홀에서 공동선두를 이루는 등 특유의 '파워골프'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세리는 이날 파4의 3번홀(336야드) 1.5m 버디를 시작으로 4, 6, 7, 8번홀에서 잇달아 줄버디 행진을 펼치며 전반을 5언더파 31타로 마쳐 이 때까지 3타밖에 줄이지 못한 소렌스탐을 1타차로 압박하며 박빙의 추격전을 폈다. 후반들어 두 선수 모두 13번홀까지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으나 박세리가 파4의 14번홀에서 1m 버디를 낚아 26언더파의 공동선두를 이룸에 따라 실낱 같은 역전우승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을 박세리를 외면했다. 박세리는 파3의 15번홀(177야드) 티 샷이 그린을 오버하면서 보기를 해 다시 1타차로 벌어졌고 소렌스탐은 이어진 16번홀에서 7m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2타차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뼈아픈 보기로 역전우승의 고삐를 놓쳐버린 박세리는 이후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추격에 추격을 거듭한 숨가빴던 72홀 승부'는 그것으로 막을 내렸다.
박세리가 운명의 15번홀에서 러프에 빠진 볼을 샌드웨지로 어프로치를 시도했으나 핀에 크게 못 미치고 프린지에 떨어지자 손으로 클럽을 치며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 AP=연합
최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