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년원생 자생식물 키우며 재활 희망 심는다

"자긍심 고취에 큰 도움"<br>9종 2만여개 복원·증식

"전에는 이렇게 뭘 키워본 적이 없었는데 가지 옮겨 심고 싹이 나고 하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충북 청주시 미평여자학교(옛 청주소년원). 13일 학교 뒤편 언덕에 마련된 비닐하우스에 모여든 7명의 원예반 소녀들이 한창 미선나무를 꺾꽂이해 옮겨 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물로 1개의 속에 1개의 종만이 있는 멸종위기 2종의 귀한 야생식물이다. 작업장 오른편으로는 조금 전 씨앗을 뿌려둔 단양쑥부쟁이 종자판과 지난주 옮겨심기를 끝낸 삼백초 1,700그루가 나란히 늘어서 있었다.

학생들의 원예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정화 한택식물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식물에 보이는 관심이 부쩍 늘어 그냥 자라는 풀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내게 이름을 묻곤 한다"며 "씨앗뿌리는 일부터 기르는 일까지 다들 열심"이라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미평여자학교 아이들은 매주 2시간씩 한택식물원의 도움을 받아 단양쑥부쟁이ㆍ둥근잎꿩의비름ㆍ미선나무 등 등 국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생물자원을 재배하고 있다.


법무부와 환경부가 손을 맞잡고 추진하는 '자생식물 복원 파트너십'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우리 자생식물을 재배ㆍ복원해 우리 식물자원을 보전하는 것은 물론 수용자들의 재활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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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평여자학교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3개 교화시설 중 하나로 앞으로 9종 2만여개체의 식물을 복원ㆍ증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나고야 의정서가 체결되며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수용자들이 국내 고유 자생식물을 가꿔 보급하게 된다면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 김태섭 교무과장은 "이곳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생활해오다 보니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며 "직업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차후 창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 측은 "멸종위기 1급 식물인 나도풍란ㆍ한란 등 고도의 재배기술을 필요로 하는 식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이 창출되는 사회적 기업 창업까지 연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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