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윤한 “멋있는 이미지 좀 버리고, 막 뛰어다니려구요”

“한라산에서 투어 콘서트도 열고 싶어요”

팝피아니스트 윤한. (사진=이유석인턴기자)

팝피아니스트 윤한. (사진=이유석인턴기자)

일년 중에 가장 로맨틱한 하루가 다가오고 있다. 달달하고 더욱 달콤한 순간으로 기억될 2014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사랑을 무르익게 할 공연들이 쏟아진다. 그 누구보다 이날과 잘 어울리는 한 남자, ‘로맨틱’ 피아니스트 윤한(사진)을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팝 피아니스트, 싱어송라이터, 뮤지컬배우 등 그의 이름 앞엔 늘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을 통해 로맨틱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여심을 사로잡으며, 대중들과 더욱 가깝게 만나려는 시도를 벌였다.


윤한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무대에서야 할 아티스트가 단순히 유명세를 얻고 싶은 게 아니냐는 타인의 질투섞인 시선과 오해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저는 그저 제가 하고싶은 일들을 계속 벌여왔을 뿐이죠. 색안경을 끼고 지켜보는 분들의 시선까지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윤한은 뮤지컬 <모비딕>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했고, TV 예능에 고정 출연하는 등 음악뿐 아니라 엔터테이너로서의 다양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니 앨범 를 발매해 기존에 고수하던 팝 재즈 스타일을 뛰어넘어 보다 풍성한 밴드 사운드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으며 아티스트로서의 면모 또한 과시했다.

연인들의 로맨틱한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그는 기존과는 사뭇 다른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컨템포러리 팝 넘버들이 담긴 미니앨범 수록곡 전곡을 선보인다. 공연을 앞둔 그의 심정을 들어봤다.

▶로맨틱가이 윤한, 발렌타인 데이에 공연말고 특별한 계획은 없나?

발렌타인 데이마다 항상 공연스케줄이 잡혀서, 한 4년 동안 계속 공연만 했던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최근엔 여자친구와 보낸 적이 없네요. 이번 발렌타인 데이 역시 관객들과 함께 즐기게 되겠죠? 아직까지 공연말고 특별한 계획이 없는걸 보면..

▶팝 피아니스트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데, 뉴에이지·재즈 피아니스트와 좀 다른가?

솔직히 저도 그 장르의 경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제가 원해서 만든 타이틀도 아닙니다. 제 음악적 스타일이 단순히 피아니스트라고 할 정도로 너무 클래식하지도 않고, 또 가수라 하기에는 너무 연주에 비중이 많은 편이죠. 사실 저는 타이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에서는 그런 타이틀에 연연하는 경향이 있는데, 외국에서는 ‘가수 스티비원더’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스티비원더’라고 부르죠. 외국에서는 가수하다가 영화배우도 하고 사실 그런 문화가 굉장히 익숙해요. 음악을 하든 춤을 추게 되든, 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걸 계속 해나갈 거기 때문에 전 그냥 ‘윤한’이라 기억되는 게 좋아요. 대중들이 좀 더 그 이름을 알 수 있게 제가 부단히 노력할 겁니다.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고 해서 꼭 피아노만 쳐야하는 건 아니죠. 특히 한국에서만 이런 변화에 대해 좀 민감한 것 같아요. 아이돌이 갑자기 연기한다면, 또 연기자가 앨범을 내면 ‘단순히 유명세를 떨치고 싶은 게 아니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죠. 사실 그냥 자기가 좋아해서 하는 건데도 말이죠. 전 어떤 타이틀이나 오해섞인 타인들의 시선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고2때까지 만해도 수학·과학을 좋아하던 이과생, 갑자기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솔직히 어렸을 때는 음악엔 크게 관심은 없었고, 오히려 수학·과학을 좋아했죠. 저희 집안엔 음악하는 사람도 없구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음악을 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다행히 하고 싶은 걸 맘껏 도전해보라고 길을 열어 주셨죠. 그 대신 음악 공부를 제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버클리로 미국 유학을 가게됐고, 재즈와 영화음악 쪽으로 학사와 석사까지 마치게 됐죠.

▶1집 앨범 엔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와 잔잔한 사운드가 많았는데, 최근 미니앨범엔 템포가 생기고 가사도 늘었다.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과 변화가 있다면?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은 사실 정통 재즈에요. 그렇지만 한국 재즈 시장은 매우 좁고 열악한 편이라, 정통재즈 앨범을 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앨범보다는 공연쪽에서 재즈 무대를 많이 보여드리기로 했죠. 작년 12월 8일 예술의전당에서 했던 ‘재즈트리오’ 공연이 바로 그랬죠. 오케스트라랑 협연해서 정통재즈를 무대에 올렸고 지휘까지 했었어요. 이번 미니앨범 같은 경우에도 사실 정통 피아니스트의 앨범이라곤 볼 수 없어요. 들어보시면 Maroon5같은 곡도 있고, 그냥 제가 하고싶은 곡을 썼기 때문이죠. 템포가 빠른 곡도있고, 브리티쉬 팝 같은 곡도 있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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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촬영, 콘서트,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어떤 자리에 있을 때 가장 희열을 느끼나?

제가 잘 못하는 걸 할 때 오히려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도전했던 게 아무래도 제일 어설프고 못했겠죠.(웃음) 뮤지컬 같은 경우는 처음할 땐 좀 어색하더라구요. 그렇지만 하면서 차근차근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죠.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 했을때가 가장 재밌었었던 것 같아요. 방송 출연도 제가 원래 방송을 많이했던 사람이 아닌데, ‘우결’ 시작하고 처음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스스로 봤을 때 짜릿하고 신기했어요. 물론 촬영이긴 하지만, 처음해보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죠. 최대한 그 상황속을 즐겨보려했고, 지금도 재밌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음악작업을 할 땐 보통 어디서 영감을 얻나.

아무래도 제 인생경험이 제일 많죠. 특정 여행지를 거닐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로 곡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또 ‘우결’ 촬영을 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 감성에 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방송 쪽에서 새롭게 탐나는 분야가 있다면?

우결도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지만, 최근에 제일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은 사실 ‘런닝맨’이에요. ‘무한도전’도 좋습니다.(웃음) 어쨌든 멋있는 이미지 좀 버리고 막 뛰어다니면서 정말 평범한 윤한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드라마·영화 연기에도 욕심이 생겼죠. 꼭 피아노 관련 소재가 아니더라도, 정말 기회가 되면 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본인만의 특별한 컨셉으로 공연을 기획한다면?

나중에 한라산 위에서 한 번 공연해보고 싶어요. 관객을 사전에 몇 백명 모집해서 똑같이 등산복을 입고 저랑 함께 등반을 하는 거죠. 이 과정을 카메라로 모두 담고 그 위에서 관객들과 음악을 즐기고, 다양한 스토리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헬기도 한 대 띄워주면 좋겠죠?(웃음) 평소에 여행채널들을 많이 보는데, 저도 돌아다니면서 관객들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고 싶어요.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작은 키보드라도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소소한 삶과 음악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가요도 많이 들으시는지?

평소 힙합도 좋아하고 하우스음악, 발라드도 즐겨듣는 편입니다. 전 음악적으로 편식을 하지 않죠.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무긍무진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옛음악을 가르키는 클래식이라는 용어가 생겼는데, 한국에서는 그 용어에 ‘정통’이라는 이미지가 강력히 담겼던 것 같아요. 그 당시 때만 해도 베토벤, 모차르트 들으면서 우리가 빅뱅음악을 듣는 것처럼 밥도 먹고 술 마시고 춤도 췄거든요. 굳이 그걸 정통이라는 이미지로 한정하는 건 어쩌면 아이러니죠. 전 평소에 클래식 재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습니다.

▶대중들과 교감하고 싶은 코드가 있다면? 한국 대중문화계 전반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나?

지금의 한국 음악시장은 너무나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돌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실력이 엄청 출중하거든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말도 잘하고 외모까지 뛰어나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건데. 그렇지만 좀 더 발전시켜서 아이돌을 구성하고 있는 멤버 한명 한명이 빛을 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획사에서 단순히 상업적인 수단으로 그들을 여기지 않고, 좀 더 글로벌한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 기회를 열어줬으면 합니다. 또 최근에 잔잔한 인디밴드의 바람도 좋다고 봐요. 이들이 대중들의 코드에 맞게 수면위로 올라온다는 것이 의미가 있죠. 정통 클래식과 재즈 음악도 좀 더 마음을 편안히 갖고 재밌게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예를들면, 아이돌과 클래식 뮤지션에 교감이랄지, 다양한 장르가 얼마든지 대중들과 편안히 호흡될 수 있거든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힙합 뮤지션과 합동무대에 한 번 서고 싶네요.(웃음)

▶이번 공연의 컨셉은 솔로파티라고 하는데, 특별한 관전포인트가 있나?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준비된 공연이지만, 화려한 솔로분들도 위로해 드리려고 해요. 공연은 흥겨운 파티처럼 시작되구요. 이날 드레스 코드는 ‘블랙’과 ‘레드’인데요. 베스트드레스를 뽑아커플 매칭을 하는 등 재밌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관객분들과 무대에서 즉흥연주도 함께할 예정이라 저도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날 본격적인 무대에서는 개인적으로 음악적 변신을 꽤한 미니앨범 수록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컨템포러리 팝 넘버들이 담겼죠. 커플이든 화려한 솔로든(웃음) 와인 한 잔 가볍게 하시며 편하게 즐기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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