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급락에 ELS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


전체 12%인 2조원 손실구간 진입 최근 들어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주가연계증권(ELS)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원금손실구간에 들어간 ELS 금액은 2조원으로 한 달여만에 2배가 늘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환율상승과 유럽은행의 도산 위기감으로 철강과 조선, 금융 종목이 10~20% 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우리금융, KB금융, 현대제철, 효성, 한화케미칼, 한진해운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종목이 원금손실구간에 들어갔다.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배리어(Knock-in Barrier)’에 도달한 ELS는 아직 만기가 남아 있어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주가만 놓고 보면 손실 가격대에 진입한 상품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9월 들어 현대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6종 등 12개 종목이 녹인 구간에 접어들며 360억원 가량의 물량이 추가로 손실 위기에 처했다. 대우증권도 이달 들어 한진해운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원금손실구간에 접어들며 총 32개 종목이 원금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체 종목형 ELS 가운데 25% 가량이 손실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게 대우증권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초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2,100에서 두달 만인 지난 26일 1,600선까지 추락하면서 전체 ELS 잔액 16조2,000억원 가운데 12% 가량인 2조원이 원금손실구간에 들어갔다. 이는 한 달 전(1조1,0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ELS는 주가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으로 주로 변동성이 적은 대형 종목이나 코스피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설계돼 있다. 만기 전에 원금손실구간까지 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연 10% 안팎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지난해 24조3,000억원이 발행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기는커녕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전에 발행된 ELS 가운데 2009년 상환물량의 27%, 2010년 상환물량의 13.5%가 원금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09년 상환된 ELS의 손실률은 24.7%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상태의 주가가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상당수의 ELS가 40%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내다보기 힘들어 ELS의 손실률에 대해 예측하긴 힘든 상황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손실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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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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