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4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 시민들이 주말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면서 이집트 전역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집트로 귀국, 시위 합류 의사를 밝히며 결전의 의지를 불태우는 데다 미국마저 이집트 현 정권에 정치 개혁을 거듭 촉구하고 나서 이번 주말이 이집트의 '운명'을 결정짓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청년 조직인 '4월 6일 운동'은 페이스북에 "결전의 날인 28일(한국시간 29일)을 기해 전 국민이 거리로 나서자"고 촉구하고 나섰다. 28일은 특히 무슬림의 주례 기도회가 있는 날로 이집트 전역에서 수백만명이 이슬람 사원에 모일 것으로 보여 주말 시위 확산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집트 최대 야권 정치단체인 무슬림 형제단도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주말 시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급거 귀국한 엘바라데이가 중구난방이던 반정부 시위대를 결집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관측돼 시위는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엘바라데이는 28일 수도 카이로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이 바랄 경우 이집트의 '권력 이양'을 이끌어 나갈 용의가 있다"며 "기꺼이 시위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가 기대왔던 미국도 연일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내 현 정권을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번 시위를 통해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은 이집트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정치개혁에 필요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처음 맞는 주말인데다 엘바라데이까지 귀국하면서 이번 주말이 이집트 민주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