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국 소설이지만 美 문화 생각하게 만들었죠"

'엄마를 부탁해' 美 에세이 콘테스트 고등부 1위 아템 오셔로브


"한국 소설이지만 미국인들의 문화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자식의 성공 뒤에 있었던 부모님을 잊고 사는 미국인들 말이죠." 지난 25일 뉴욕한국문화원이 발표한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에세이 콘테스트 수상자 명단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독후감을 쓰는 이 대회의 수상자 대부분이 한국인인 가운데 한 미국 고등학생이 고등부문 1위를 차지한 것. 주인공은 브루클린 과학고 11학년에 재학중인 동유럽계 미국인 아템 오셔로브(Artem Osherovㆍ16ㆍ사진). "책이 좋아서 독후감을 썼을 뿐인데 상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기뻐하는 그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만났다.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그동안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던 중에 한국인 친구가 영어로 발간된 한국 소설이 있는데 재미있다고 추천하길래 읽어봤죠." '엄마를 부탁해'는 아템이 읽은 첫 한국 소설이었다. 교내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는 평소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던 중에 친구의 추천으로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했다. 보통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고 책을 사는 그는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아마존 리뷰가 굉장히 좋아 구매를 결정했다고 한다. 책을 읽은 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지만 콘테스트에 참가한 것은 고등학생다운'경쟁심'때문이었다. "학교 선생님을 통해 독후감 콘테스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 책을 읽은 다른 친구가 콘테스트에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친구보다 이 책에 대한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도 참가하게 됐어요." 아템은 책이 한국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미국 문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성공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지만 그 과정에 있었던 엄마의 고마움을 잊고 사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미국인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 부모님도 저에게 굉장히 헌신적이시거든요. 소설에 표현된 부모님의 헌신과 자식들의 무관심은 국적이 어디든 공감하지 않을까요?" 그는 평소 번역서를 읽을 때 번역이 어색한 부분이 없는 지 꼼꼼히 읽는 편인데'엄마를 부탁해'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도 번역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라며 한국 번역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변에 한국 친구들이 꽤 있지만 소설을 통해 접하는 한국 문화는 다르다"는 그는 "신경숙 작가 말고 다른 한국 작가들의 책도 접할 기회가 많아져서'한국 소설'을 읽는다는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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