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맨해튼의 트럼프월드·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등은 부동산 디벨로퍼가 개발한 대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 도시재생 등 여러 분야에서 디벨로퍼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벨로퍼를 보는 국내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국내 대표 디벨로퍼들의 인터뷰를 통해 디벨로퍼의 위상 제고뿐 아니라 이들이 꿈꾸는 도시 디자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의 첫인상은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다. 하지만 대화를 시작하면 곧바로 열정과 신념이 얼굴에 드러난다.
도시의 나아갈 방향과 부동산 디벨로퍼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지만 열정에 찬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들을 들려줬다.
김 대표는 부동산개발업계를 대표하는 플레이어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2003년 부동산개발회사 주거사랑(현 피데스개발)을 설립해 지금까지 대표를 맡으면서 크고 작은 '상징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한 지역을 통째로 바꾸는 도시개발 프로젝트에서 선두 주자를 달리고 있다.
디벨로퍼로서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김 대표는 주저 없이 도시에 대한 이야기부터 운을 뗐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장소가 바로 도시"라면서 "디벨로퍼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도시가 특정 시기와 장소에 필요로 하는 도시부품(공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도시는 '국가의 대표선수'라며 국가 경쟁력은 도시 경쟁력에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 현 시대는 인재 중심의 지식산업사회이고 그 인재들은 도시를 보고 머물 곳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도시가 변화하는 방향을 읽고 도시민의 현재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해 그에 따라 개발이 이뤄지면 사람들은 더 모이게 돼 있다"며 "건축물을 만들고 공간을 만드는 디벨로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서울이라는 도시도 세계적인 경쟁력응 갖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서울은 입지와 환경 면에서 뛰어나 재료가 신선하고 풍성하기 때문에 요리사(디벨로퍼)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한 음식을 내놓을 수 있다"며 "이미 인프라 투자는 충분히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부품 하나하나의 질을 높이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업을 할 때 디벨로퍼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신뢰'를 꼽았다. 부동산 개발은 3년 뒤에 완성되고 5년 뒤에 활발히 쓰이는 물건을 만드는 일이라는 게 그 이유이다.
고객들이 디벨로퍼가 미래에 만들어줄 것을 믿고 계약하는 만큼 중간에 약속을 바꾸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사실 이는 김 대표가 회사 창립 시부터 일관되게 추구해온 가치이기도 하다. 회사명인 피데스개발에서 피데스(Fides)는 라틴어로 신뢰를 의미한다.
토지 가치를 극대화하는 개발에 대해 묻자 그는 마치 준비된 듯이 "3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현장 중심'의 자세이다.
개발이 이뤄지는 모든 땅은 유일무이하며, 따라서 그 특성과 효용을 현장에서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제로베이스(원점) 사고'를 꼽았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가 가진 정보와 경험은 모두 과거일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고정관념을 버리고 현 시점에서의 정보를 수집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역발상 접근'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안 된다고 판단했지만 사실은 수요가 잠재돼 있을 수 있어서다. 이처럼 미래에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수요를 찾는 역발상 사고를 통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10년 안에 '피데스' 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하나 갖고 싶다는 개인적 포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다른 나라 디벨로퍼의 역사를 쭉 훑어보니 보통 성공까지 30년이 걸리더라"며 "이를 10년 정도 단축해 개발에 뛰어든 지 20년이 되는 오는 2025년에는 성공한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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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공들인 평택 용죽지구 가장 기억에 남아요" 조권형 기자 |
사진=송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