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軍 입맛 따라 바뀌는 '군사기밀'

최근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과 관련한 군 당국의 정보 공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군은 지난 23일 아덴만 여명 작전과 관련해 '구출작전 스토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와 작전 동영상을 공개했다. 자료에는 작전 당시 ▦시간대별 작전 내용 ▦링스헬기ㆍ최영함의 기만전술 기동 ▦해적 통신망 무력화 ▦VHF 국제상선검색망 통한 구조작전 한국어로 안내 ▦헬기 강하 대신 고속정 침투 ▦미 해군 초계기(P3C) 정보 제공 등이 담겼다. 또 군 당국의 정보 제공에 의해 ▦MP5 9㎜ 기관단총 ▦카이샷 무선영상전송시스템 등 작전에 쓰인 무기 및 장비와 함께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피랍 후 엔진오일에 물을 타고 지그재그로 운항한 사실 등도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군 당국의 홍보전이 현재 억류돼 있는 금미 305호 선원의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유사한 피랍 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처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해적들에게 우리 군의 작전 내용을 상세히 브리핑 함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알려준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또 군 당국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때와 너무나 비교된다. 당시 군은 '안보상의 이유'라는 논리 하에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과정에서 정리되지 않은 정보를 그것도 아주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새로운 사실이 취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면서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국민적 분열의 단초를 군이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연평도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천안함 사건 후인 지난해 4월 원태재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TOD, 교신일지, 해군 무기체계 등 중요한 군사기밀이 노출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사기밀은 군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게 원 대변인이 강조한 대목이다. 반면 삼호주얼리호 작전 공개 논란에 대해 김민석 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나친 정보 노출이) 일부 염려되지만 그래도 오보를 막고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물론 국내에서의 특수한 안보상황과 해외에서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언론 대처 방식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해군 무기체계만 예를 들어도 지난해에는 중요했던 군사기밀이 올해에는 어떻게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인지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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