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제조 원가 등 인상 요인을 반영해 병맥주, 캔맥주, 페트맥주 등 전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트 500㎖ 제품의 출고가는 1,019원에서 1,079원으로 60원 오르게 된다. 할인점과 슈퍼마켓 등 일반 소매점의 판매 가격은 80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년간 맥주의 주요 원료인 맥아와 보리의 평균 가격이 올라 제조 원가가 상승했고 포장재료와 운송비 등도 상승해 두자릿수 이상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 허가 당국인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 방침에 대해 “그동안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가급적 가격 인상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언제까지 원가 인상에 따른 업체의 고통을 감내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에 국세청도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2009년 11월 출고가를 2.58% 올린 이래 맥아와 보리 가격은 2009년 평균 가격보다 각각 20.2%와 102.1% 올랐고 캔의 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은 11% 상승했다.
지난해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의 영업 통합에 뚜렷한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서 올들어 경쟁업체인 오비맥주에 15년만에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또 하이트진로는 소주 제품인 ‘참이슬’의 점유율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에 눌려 정체되는 등 경영 압박을 받아왔다.
하이트진로가 출고가를 올림으로써 작년말 카스 등의 출고가를 7%대로 인상을 추진했다가 ‘당분간 보류’한 오비맥주를 포함한 주류업체들의 제품 출고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