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은 총 431기다. 지난해보다 5기가 추가됐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는 커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는 원전을 짓고 있다. 전 세계 17개국이 약 7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반면 해체를 기다리는 원전도 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이 10기의 원전을 해체하고 있고 미국도 현재까지 16기를 해체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17년 수명을 다하는 고리 1호기를 해체할 계획이다.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협약인 '포스트2020'시대에 대비해 모든 나라가 신재생에너지라는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화력발전과 신재생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전략은 제각기 다르다. 후쿠시마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원전을 건설하는 곳은 중국과 러시아다. 중국은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2기에다 26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이외에 23기를 더 지을 계획이다. 향후 중국은 70기에 가까운 원전 보유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세계 가스 매장량 1위 국가인 러시아도 현재 11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29기 외에 21기의 원전을 신규 도입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러시아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원전 수출을 장려하는 쪽으로 정책을 짜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독일은 2022년까지 가동 중인 17기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퍼지면서 정책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독일이 원전 포기를 선언한 데는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려는 야심 찬 계획이 숨어 있다. 독일은 지난 1990년부터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추진해 현재 EU 국가 가운데 최대 신재생에너지 생산국이다. 산업구조상 전력 수급이 정점을 찍은데다 전력설비 예비율이 96.4%에 달해 신재생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99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현재 건설 중인 원전 5기 외에 추가 원전 건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2010년 이후 셰일가스·오일 생산량 증가에 따라 추가로 부족한 전력은 원전을 더 건설하지 않고 가스발전 등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원전(58기)을 운영하는 프랑스는 원전 비중을 단계별로 줄여간다는 목표를 세?m다. 현재 전체 전력생산의 75%에 달하는 원전 비중을 2050년까지 50%로 줄일 계획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단계적으로 모든 원전을 멈췄지만 다음달 센다이 1·2호기를 가동하며 원전운영 국가로 복귀한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화석연료 수입 비용이 증가하며 가정용 전기요금은 25%, 산업용 전기요금은 3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