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SK그룹, 무공해 석탄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 R&D 강화

창조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상생성장 전략 실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SK

SK가 문화체육관광부·경상북도·안동시와 함께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전통마을''이 운영하는 전통 고택 리조트 ''구름에'' 전경.
/사진제공=SK행복나눔재단

"혁신경영을 화두로 온 그룹의 힘을 모아 위기 극복에 나섭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대신해 올해 그룹 신년회를 주재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혁신과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고 총수 부재 상태가 길어지면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業)의 본질과 게임의 룰을 바꾸는 혁신'으로 경쟁력을 확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다.


김 의장의 당부대로 SK 주요 계열사들은 올 한해 혁신 경영과 위기 극복에 매진할 예정이다.

최근 2년 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며 SK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력 강화를 통한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 "D램 분야에서 공정 기술을 20나노(10억분의 1) 초반급으로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갖추고,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3D, 트리플레벨셀(TLC) 등 소자 경쟁력과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올해 고화소 CIS(CMOS 이미지센서)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개발과 고대역메모리(HBM)·와이드 IO2 등 차세대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제품 시장을 올해 본격적으로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7년 만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SK이노베이션은 현재의 경영환경을 '생존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SK이노베이션이 올렸지만 셰일가스 혁명과 유가 하락 등 급격한 환경 변화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중장기적인 존속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사업·수익·재무구조 등 3대 구조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SK이노베이션을 이끌게 된 정철길 사장은 "우리는 지금 '겨울 폭풍(Winter Storm)'과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사업·수익·재무구조 혁신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완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자원개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박차를 가해 극한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 사업과 발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전담하는 PI(Portfolio Innovation)실을 지난해 12월 신설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에너지전략본부를 신설, 핵심 경쟁력 제고에 나서기로 했고 SK종합화학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회사로의 성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스페셜티(Specialty) 추진본부'를 설립했으며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성장추진실을 개편하고 기유와 윤활유 사업간 시너지 확보를 통한 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 맞춰 '파괴적 혁신'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수 년 간 '탈(脫)통신'을 외치며 기존의 통신망 사업뿐만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SK텔레콤은 기존 수익모델을 파괴하더라도 새 시장과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기존 이동전화 영역에서는 소비자·서비스·기술에 대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파괴적 혁신을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에 반드시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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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계열사별로 진행되는 경영 혁신을 바탕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강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중심의 사업구조로 거듭났고 이를 통해 경영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앞으로의 혁신은 반도체에 기반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중심축으로 삼아 여기에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관계사의 사업모델이 결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강화한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하는 R&D를 지향하는 SK는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녹색 도시 등 7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자원화와 무공해 석탄에너지는 상업화를 앞두고 막바지 연구가 한창"이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제목

유주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국가·사회의 성장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상생성장 전략의 수립과 실천을 강조해왔다.

국가·사회와의 주요 상생성장 전략은 △창조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역할로 요약된다. 창조경제와 관련해 SK는 지난해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 출범시키면서 창업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SK창조경제추진단'도 구성했다. 그룹 직원들로 구성된 별도 조직인 창조경제혁신(CEI)센터는 창업 멘토링과 예비창업자 교육과 기술 및 투자,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CEI센터에서는 세종시에 '창조마을 시범단지'를 조성해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가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농촌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혁신적 영농기업을 육성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방식이다. 시범단지에 도입될 '스마트팜'과 '태양광 발전사업'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 등이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창조경제형 농촌'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사회적기업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최태원 회장이 관련 서적을 직접 집필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SK는 지난 2012년 카이스트에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으며 부산대에는 사회적기업가 양성 석사과정을 만들었다. 또 지난 2010년 방과후 학교 위탁사업의 사회적기업 모델인 '행복한학교'를 설립한 이후 '행복나래', '행복한도서관', '행복한뉴라이프', '대구행복한미래재단', '행복전통마을' 등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직접 설립해 1,000여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만우 SK 부사장은 "기업으로서 위기 극복과 앞으로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보국과 사회적기업 지원을 통한 행복 전파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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