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아이오와 메시지

<월스트리트저널 1월 7일자>

지난 3일 열린 미국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는 미국 정가의 통념을 뒤흔들었다. 버락 오바마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는 역사·문화·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마이클 허커비 공화당 후보의 부상도 충분히 이목을 끌었다. 오바마 후보가 제시한‘변화’의 메시지는 민주당의 표상을 바꾸며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 당원들의 참여를 두배로 끌어올렸다. 백인이 대부분인아이오와주에서 흑인 후보의 대승은 미국인들이 흑인대통령을 찍지 않을 것이라는 관념을 깨뜨렸다. 물론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이 출마했다면미국은 이미 오래전 이러한 관념을 깰 수도 있었다. 이번 코커스는 민주당원들이 빌 클린턴 시대로부터 전진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원들은 미국인의 반이 클린턴 부부를 다시 찍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이같이분열된 정치국면에서새변혁을 약속하며 부시-클린턴-부시-클린턴으로 이어진‘대권왕조’의 쇠사슬을 끊으려 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의또다른장점은존에드워즈 후보의 성난 포퓰리즘과 달리염원과 기회를 내민 낙관적 태도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공격의 맹수다. 클린턴은 오바마 후보의 국가안보에 대한 미흡한경륜을 약점으로 삼을 것이다. 또 오바마 후보의 지나친 진보적인 정책은 힐러리 후보의 공격대상이될 것이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에 반하는 세제를 내걸었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거운 증세정책으로 그가 늘상 주장하는 초당파주의와 국민의 화합과는 맞지 않는 공약이다. 허커비 후보도 오바마 후보와는 다른 면에서 매을 지닌 호감형이지만 그의 지지표 반 이상이기독교 복음주의 신도들에게서 왔다는 것은 앞으로의 선거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거부하는 그의 철저한 종교적 신념과 무지한 외교정책, 진보적 경제정책 기호는 아직 유권자들의 검증이 필요하다. 허커비의 부상은 한편으로 선거가 돈만으로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계기다.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엄청난 선거자금을 썼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정치가 여론조사와 비판론자들로 들끓는다고 생각한다면 유권자들이여, 정치는 변혁을 위한 보다 나은 이념과 염원의 자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나와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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