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난타전이 벌어졌다. 일단 백50 이하 56까지는 필연이다. 흑59와 백60은 각각 행마의 틀. 여기서 구리는 8분을 생각하고 흑61로 붙여 자기 돌의 안전부터 돌보았다. “역시 정수일 겁니다. 공격부터 서두르는 것은 모험이에요.”(박정환) 참고도1의 흑1로 무조건 공격 나팔을 부는 것도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6까지 연결하지 않을 수 없고 흑은 7로 두어 백의 탈출로를 봉쇄하게 된다. 백은 8로 왼쪽 흑대마를 역습하게 되는데 이 흑대마가 과연 살 수 있을까. 살기 힘들다는 것이 박정환의 진단이었다. 백64는 검토실의 모든 기사들을 놀라게 한 이세돌의 강타였다. “어! 그 수가 되나요!”(박정환) “맥점이긴 한데 백이 워낙 약한 돌이라서 무모한 작전으로 보입니다.”(온소진) 구리도 깜짝 놀랐는지 하염없는 장고에 빠졌다. 온소진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17(14는 11의 자리)을 타이젬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상식적으로 진행된다면 이것인데요. 이건 백대마가 혹시 살아도 바둑은 질 겁니다.”(온소진) 그렇다면 이세돌은 상식적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공연한 객기를 부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