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24일] 새로 발견한 땅


[오늘의 경제소사/6월24일] 새로 발견한 땅 권홍우 편집위원 브리스톨을 떠나 53일간 바다를 건너온 영국 배 ‘매튜’호에서 선장 존 캐벗(John Cabot)이 1497년 6월24일, 미지의 땅에 내렸다. 인근 지역을 영국왕 헨리 7세의 영토라고 선언하며 이런 이름을 붙였다. 뉴펀들랜드(Newfoundland). 말 그대로 ‘새로 발견한 땅’이라는 뜻의 뉴펀들랜드는 북미대륙이 영국 식민지로 변하는 출발점이었다. 영국으로 돌아와 영웅 대접을 받은 베네치아 출신 귀화인이었던 캐벗은 이듬해 5척의 배를 이끌고 2차 탐험에 나섰지만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대신 수많은 후예들이 뒤를 따랐다. 새 땅 부근이 대구의 황금어장인데다 모피도 많이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도 가세해 영국과 열띤 식민지 경쟁을 벌였다. 최종 승자는 영국. 종교내전에 휩싸인 프랑스는 적은 숫자의 탐험대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북미의 영유권을 빼앗겼다. 기회를 상실한 나라들은 또 있다. 캐벗 선장의 고향인 이탈리아다. 콜럼버스와 캐벗, 미 대륙에 이름을 남긴 아메리고 베스푸치 등 이탈리아 도시국가 출신들이 영국과 스페인ㆍ포르투갈을 위해 일하지 않고 조국에서 봉사할 기회가 있었다면 오늘날의 세계는 영어 대신 이탈리아어가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출신 항해ㆍ탐험가들이 다른 나라로 이동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무역으로 돈을 번 상업 자본가들이 안주한 탓이다. 모험 대신 토지를 구입해 대저택을 짓고 관직을 사서 토지귀족으로 눌러앉은 동안 유럽의 경제권력은 이탈리아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ㆍ네덜란드를 거쳐 영국으로 넘어갔다.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150톤급)보다도 훨씬 작은 50톤급 매튜호로 북미 대륙을 발견한 캐벗의 위업은 영국의 영광을 향한 신호탄이자 나태와 자만의 말로를 말해주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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