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민예관 전시회 개막식에서 최홍규(왼쪽) 쇳대박물관 대표가 고려시대 자물쇠에 대해 내빈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대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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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대는 한국 전통미학을 가장 잘 표현했죠"
'한국의 쇳대' 특별전 日도쿄서 23일 개막
도쿄=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일본민예관 전시회 개막식에서 최홍규(왼쪽) 쇳대박물관 대표가 고려시대 자물쇠에 대해 내빈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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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위대한 미를 낳은 나라이고 위대한 미를 가진 민중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중략) 예술 측면에서 본다면 세계 최고의 경지라고 단언해 마지않습니다.”
일본의 미술 평론가이자 사상가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ㆍ1889~1961년)는 지난 1920년 서울 광남기독교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렇게 한국 미술을 격찬했다. 조선총독부의 광화문 철거를 비판하고 잘못된 석굴암 복원을 날카롭게 지적했으며 한국 유물 수집가로도 이름을 떨쳤던 그가 일본 도쿄에 세운 일본민예관에서 23일 ‘한국의 쇳대’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1936년 10월에 개관, 도자기ㆍ칠기ㆍ회화ㆍ금속공예품 등 1만7,000점의 생활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는 민예관에서 한국 유물 전시가 개최된 것은 자수박물관과 화장품박물관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쇳대박물관’은 오는 11월20일까지 계속될 특별전에 자물쇠 87점, 빗장 24점, 열쇠패 36점, 노리개 6점을 출품했다. 특히 전시품 중에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자물쇠로 손꼽히며 고려시대 왕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연화문 자물쇠’를 비롯해 조선시대 상류층의 혼수 필수품이었던 열쇠패 등 국보급 문화재가 포함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를 2년간 준비해온 쇳대박물관의 최홍규 관장은 “자물쇠를 뜻하는 방언인 ‘쇳대’는 아름다운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의 전통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 중 하나로 지난 20년간 4,000여점을 수집해왔다”며 “이를 일본에 선보임으로써 한국 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해를 돕고 싶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밀양북춤으로 유명한 인간문화재 하용부씨가 대금산조에 맞춰 즉흥무를 추며 시작된 개막식은 가수 장사익이 아리랑을 열창하며 절정에 달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고바야시 요타로(小林陽太郞) 후지제록스 최고고문을 포함해 일본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 불리는 오카자키 마사오(岡崎眞雄) 닛세이동화손해보험 명예회장,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설계에 참여한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金木重好) 등 일본의 정ㆍ재계 고위인사들과 문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본민예관 4대 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고바야시 회장은 “오늘 이 행사를 통해 한국의 미학을 아끼고 사랑했던 야나기 선생의 뜻을 이어받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막식 참관을 위해 방문한 52명의 한국 참관단도 행사에 함께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경주힐튼호텔 회장, 박정자 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김정완 매일유업 부회장, 2008 미스코리아 선 최보인씨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은 전시회 개막식 참가에 앞서 건축가 승효상씨, 윤동철 서울대 서양미술과 교수의 현장 강의와 더불어 도쿄현대미술관ㆍ모리박물관을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했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회장은 “일본은 문화의 힘을 통해 세계 강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며 “이번 특별전과 같은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재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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