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로 모든 것이 판가름 날 것이다" 지난 10일 전해진 한중FTA 체결소식에 한 중소기업 대표가 남긴 일성이다. 한중FTA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교차한지는 오래. 하지만 결국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된다는 논리다.
그렇다. 한중FTA가 위기로 작용할지 기회로 작용할 지는 대한민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리고 품질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에게 있어 세계의 공장이자 13억 거대인구를 지닌 중국은 무한한 기회로 다가서고 있다. 그 시장을 손에 쥘 열쇠는 역시 중국산과 차별화된 품질경쟁력 확보에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가장 큰 맹점은 품질이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저임금으로 자동화 설비보다는 수작업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샘플은 생산된 제품 중 선별된 제품만을 보내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량품이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임금이 폭등하고 품질관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평가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의 공정자동화도 그만큼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제조현장에서 공정자동화는 제품의 생산성은 물론 균일한 품질을 담보하는 요소다. 자동화 정도에 따라 불량요인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선행연구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정부R&D과제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R&D과제는 부품개발은 부품기업이, 장비개발은 장비업체가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10% 기능이 향상된 소재부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성과 품질을 10% 개선하는 자동화설비 개발을 소재부품기업이 R&D과제로 수행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완성된 장비와 기술에 대한 권리는 개별기업이 행사하고, R&D과제에 동참한 장비업체와 대학은 요소기술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면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어서다.
대한민국의 선택에 따라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 될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제조업을 공동화시킬 블랙홀도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선택은 한 가지뿐이다. 정부의 지원이 있건 없건,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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