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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계열사 사장단을 대폭 물갈이하며 세대 교체에 나섰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최일선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지난해 그룹 회장으로 부임한 신동빈 회장 체제를 본격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은 3일 신헌 롯데홈쇼핑 사장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에 선임하고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사장을 호남석유화학 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은 물론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을 대폭 바꾸는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와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하고 김용수 롯데삼강 대표가 롯데제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 194명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경영 성과를 반영해 신규 임원 승진자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96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대우와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대우 등 여성임원 2명을 내부 승진을 통해 처음으로 발탁했다. 이는 평소 "여성인력과 임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온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또 롯데는 전문 임원제를 새로 도입해 광고와 연구ㆍ조리 등의 전문직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진 인재들이 특화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인사배경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를 위해 철저하게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임원들을 조기 발탁해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07년부터 그룹의 쌍두마차인 롯데백화점과 호남석유화학을 각각 이끌어온 이철우 사장과 정범식 사장은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총괄사장에 보임됐다. 아울러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도 현업에서 물러나 롯데장학ㆍ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이사장은 롯데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총괄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측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원하는 본인의 뜻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