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축은행 주인 못해먹겠다"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이후 비리 수사에 경영환경 악화<br>자본력 없는 개인 대주주 경영권 매각·포기 잇따라


솔로몬ㆍ미래 등 저축은행 대주주 비리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개인이 대주주인 저축은행들이 줄지어 경영권을 포기하고 나섰다.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이후 대주주 비리 수사는 물론 경영환경까지 갈수록 나빠지자 개인 대주주들이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대구 지역 유니온저축은행의 대주주 변경건을 승인했다. 유니온은 총자산 2,300억원의 소형 저축은행으로 최근 1ㆍ4~3ㆍ4분기 누적적자가 86억원에 달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51%로 떨어졌다. 적기시정조치 기준(5%)를 한참 밑도는 것. 대주주 변경승인으로 유니온의 대주주 박모씨는 경영권을 잃었다.

개인이 대주주인 세종저축은행도 5월 코스닥 등록회사인 텍셀네트컴에 매각됐다. 충남 소재 소형 저축은행인 세종은 BIS 비율이 7.13%로 양호한 편이지만 1ㆍ4~3ㆍ4분기 15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역시 개인이 대주주인 삼신저축은행도 최근 경영권을 키움증권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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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ㆍ한국 등 대형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업계 1위에 오른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자회사인 현대스위스3의 지분 전량을 KG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스위스는 또 주요주주인 일본계 SBI파이낸스코리아의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 경우 현 대주주인 김광진 회장(지분 43.71%)의 지분이 낮아져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스위스는 또 다른 자회사인 현대스위스4도 매물로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대주주들은 지역사회에서 회장 노릇을 하며 위세를 부렸다"며 "최근에는 경영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당국이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를 요구하자 자본력 없는 개인 대주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영권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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