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70돌 아모레, 한국의 미를 세계에 심다] <중> 아시안 뷰티 요람 '미지움·뷰티사업장'

'기술연구원'의 혁신기술이 '뷰티사업장'서 최고 제품으로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원 ''미지움''에서 연구원들이 향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오산의 뷰티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 미지움

아이오페·설화수·에어쿠션… 세계첫·첨단제품 개발 산실


2020년 맞춤형 화장품 공개

● 뷰티사업장

축구장 30배·연1.5만톤 생산

최상의 원료·최적 노하우로 '세계인의 美 수출' 전초기지



지난 23일 경기도 오산의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아모레퍼시픽·설화수·라네즈·마몽드 등 10여개 브랜드, 1만3,000여종이 생산되는 아모레퍼시픽의 통합생산물류기지로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톱5'로 도약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서경배 회장의 '기술의 아모레퍼시픽'을 책임지는 전략무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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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뷰티사업장은 축구장 30여배에 달하는 22만4,000㎡의 대지면적에 건축면적 8만9,000㎡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연 1만5,000톤의 화장품이 생산되며 1,500만박스의 출하능력을 갖춰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17위의 아모레퍼시픽이 오는 2020년 글로벌 5위를 꿈꿀 수 있는 데는 최상의 원료와 최적의 노하우로 절대 품질을 완성하는 뷰티사업장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난 2012년 준공 당시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7위를 목표로 세웠지만 2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앞세워 글로벌 목표를 두 단계 높였다.

오산 뷰티사업장은 서 회장의 할머니인 고 윤독정 여사가 동백나무 열매를 곱게 빻아 압착·추출한 동백기름을 만들어낸 장소인 '어머니의 부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9년 전의 그 부엌은 21세기 첨단기술과 절대 품질, 친환경 설비를 갖춰 이제는 가장 좋은 재료로 화장품을 만드는 '세계인의 화장품 부엌'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외부인을 철저히 통제한다. 반도체 공장에 버금가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먼지나 머리카락 한 올도 허용되지 않는 청정지역이다. 더욱이 아모레퍼시픽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에 오르면서 이곳을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들이 늘어 관계자들조차 허가된 이들 외에는 출입이 쉽지 않다.

사업장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포장 △물류 △지원센터 등 작업별로 나눠져 있다. 이 가운데 대량 고속생산에 적합한 자동화 라인은 물론 전 세계적 트렌드인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멀티셀(최소 한 명에서 수명이 한 조가 돼 전 과정을 책임지는 생산 시스템) 라인이 가장 돋보였다. 주원돈 운영지원팀 부장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균일한 품질을 관리하는 '레시피 컨트롤 시스템'과 불량을 잡아내는 '풀 프루프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작동돼 불량 제로의 절대 품질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뷰티사업장이 아모레퍼시픽의 기술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놓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손과 발이라면 기술연구원 '미지움'은 첨단기술의 요람으로서 그룹의 브레인이다. 이날 함께 찾은 용인에 위치한 미지움은 무에서 유의 혁신이 창조되는 곳이었다.

미지움은 밖에서 보면 우주선을 닮았다. 다리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창조물을 만드는 연구원들의 공간인 사무실을 받들고 있다. 직원들은 입을 모아 자신들이 세계를 향해 항해하는 우주선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미지움은 건축에 조예가 깊은 서 회장이 직접 포르투갈을 찾아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에게 설계를 부탁했을 정도로 5년간 공을 들여 만들었다. 건물이 사람의 생각을 지배한다고 믿는 서 회장의 평소 의중을 반영해 건물 곳곳이 텅텅 비어 있다. 여백의 미, 비운 만큼 채우겠다는 의지다. 자유로운 소통, 자연과의 융화가 대표적 콘셉트인 만큼 어디를 가도 자연채광을 만날 수 있다. 또 웬만한 미술관이 부럽지 않을 만큼 그림과 구조물 등 예술작품 등이 장치돼 있다. 서 회장은 "미지움은 우리가 가진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동서양의 과학과 미술,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세계와 소통하려는 열린 사고가 투영된 곳"이라며 "우리가 가진 아시아의 미를 세계에 알리고 최고의 제품으로 전 세계 고객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술연구원에서 나온 무에서 유가 창조된 혁신기술은 1997년 세계 최초 레티놀 안정화를 통한 기능성 화장품 '아이오페', 최초 한방 화장품 '설화수', 세계 최초 피부노화 개선 희귀 진세노사이드 화장품 원료인 '홍삼사포닌(설화수 자음생 크림)'에서 이어져 2008년에 개발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에어쿠션 파운데이션'으로 대표된다. 에어쿠션을 최초 개발한 최경호 메이크업연구 2팀 팀장은 "결혼식에 갔다가 액체가 흐르지 않고 균일하게 주차 티켓을 찍는 스탬프에서 착안해 개발에 착수했다"며 "올해 처음 글로벌 수출용으로 새 제품을 출시했고 이미 미국 백화점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시픽의 도전은 계속된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갖춘 만큼 고객의 피부 타입에 따라 맞춤형 제품으로 '토털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박종희 연구원은 "2020년에는 미래 도시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이 나올 것"이라며 "수많은 고객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 라인을 갖추기 위한 소량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이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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