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임박] 임시예산으로 셧다운 풀고 부채한도 단기 증액해 디폴트 차단

중재안 상ㆍ하원서 지지 얻는다해도 본예산 협상ㆍ오바마케어 등 불씨 여전<br>공화당 하원의원 별도 법안 추진


미국의 디폴트(지급불능) 사태를 막기 위한 민주ㆍ공화 상원 원내대표 간 협상이 막판타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70대 중진인 해리 리드(73)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71)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데드라인'을 눈앞에 두고 막판 대타협에 성공하더라도 이번 타협안은 3~4개월짜리 '미봉책'에 불과, 대립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당의 협상이 상원 원내대표로 격상된 지 3일째인 1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지난 2011년 부채한도 증액협상 당시 '막판 대타협'의 주역이었던 매코널 대표와 리드 대표가 매코널 대표의 사무실에 다시 마주앉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하원의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미 정치권의 눈과 귀는 모두 이번 협상에 쏠렸다. 미 의회는 콜롬버스데이(14일) 이후 통상 일주일간의 휴회를 진행하지만 이를 포기한 채 새 회계연도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연계된 협상 추이를 지켜봤다.


회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당은 내년 1월15일까지 적용되는 올 회계연도 임시 예산안을 타결해 정부 '셧다운'을 풀고 이 기간 동안 정부지출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부채한도는 내년 2월7일까지 단기 증액해 디폴트를 막기로 했다. 아울러 부채증액 규모는 12월13일까지 장기 협상을 진행, 최종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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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공개된 중재안에서 각 당은 일부 양보를 통해 타협안을 성사시켰다. 잠정 예산안의 적용 기한을 당초 공화당은 12월 중순, 민주당은 11월 중순으로 잡았으나 해를 넘겨 협상 시한을 좀 더 벌었다. 부채한도 증액기간 역시 공화당은 1월 말, 민주당은 내년 말로 대립하던 것에서 상당 폭의 조율을 이뤄냈다.

특히 이번 중재안은 공화당의 기존 방침과는 달리 의료보험 개혁법안인 '오바마케어'에 대한 큰 폭의 지연 및 축소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중재안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의료보험을 충당하는 가구의 소득증명절차를 강화하거나 계약자에게 부과되는 연간 수수료를 지연하기로 하는 등 미미한 변화만을 담고 있다.

물론 상원이 중재안 도출에 성공하더라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의 벽'을 다시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막후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매코널 대표는 이날 오후 공화당 실세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도 만났으나 진전된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원의 최종안을 봐야겠다는 입장이지만 공화 하원에 오바마케어에 대한 양보가 없는 안건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압박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당 이미지 추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2011년 단 3일 만에 법제화를 마무리 지었던 매코널의 물밑 협상력에 대한 기대감 역시 살아 있다. 디폴트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 짓고 대중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정부지출 감축 문제'로 논제를 이동하자는 게 공화당의 희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중재안이 양원의 지지를 얻어낸다 해도 급한 불씨를 꺼뜨린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양당은 1월 중순으로 기한이 다가오는 잠정 예산안을 대체할 본 예산 협상을 연내 시작해야 한다. 특히 지난 2011년 타결된 정부부채 증액 협상의 결과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미국은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2라운드'에 돌입, 국방부를 중심으로 200억달러의 정부지출을 추가로 줄여야 한다. 이와 관련,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및 복지재원 감축으로 인한 지출감소를, 민주당은 '부자증세' 등을 통한 세입확대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시퀘스터 연장에 따른 정부기능 마비나 예산안 불발로 인한 파국의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협상 논제 설정에 있어서도 공화 하원은 '오바마케어'와 '시퀘스터'로 갈리며 흔들리고 있다"면서 "상원안에 하원이 조정을 시도할 경우 파국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매코널의 마법'이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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