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14일 주주총회에 강학서 재경본부장(부사장을)을 정 회장 후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3고로 완공으로 대형 시설투자가 끝났고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도 마무리한만큼 임기가 끝나는 올해 사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그간 현대제철의 고로 건설 등 당진 일관제철소 완성 과정을 직접 챙기며 애정을 보여왔고 최근에는 당진 제철소를 불시에 방문해 안전 관리 강화 지침을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남는다. 때문에 일각에선 정 회장의 이번 사임에 아들인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엔지비·현대건설의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현대제철 이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현대엔지비의 사내이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대형 투자가 마무리되고 때마침 임기가 종료돼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며 그 의미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