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부실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미국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회복을 위해 대출을 크게 조이면서 기업대출 규모가 지난 2001년 경기침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우량 기업에 대한 대출까지 줄이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미국 은행들의 총 기업대출 규모(상업 및 기업대출, 단기 기업어음 발행액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3조2,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직전 경기 침체기였던 지난 2001년 이후 연간 하락률로는 가장 큰 폭이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크게 줄인 것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모지지 관련 부실이 증가한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로 향후 영업전망이 비관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은 우량 기업들에 대한 기존 대출을 회수하는가 하면 신규대출을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의 경우 자금조달 계획을 보류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의 소아 치료업체 사장인 조지 로세로는 “사업확장을 위한 신규투자 자금마련을 위해 대출신청을 했다가 보류됐다”며 “3~4년전 만해도 대출을 얻기 위해 전화 한 통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그나마 대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대출 기피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침체상태에 빠져있는 미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배가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회사 MKM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르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자금시장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성장에 꼭 필요한 자금조달이 제한을 받거나 차단될 경우 경제 시스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은행들의 대출규모는 올들어 더욱 감소해 지난 6월 말 현재 전년 동기대비 6%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1,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세금환급 등을 통해 가계에 되돌려 준 자금의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