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설업계 자구노력 없인 부작용만 커질수도"

규제완화만 기다리는 천수답구조 벗고 공공 공사·해외진출 등 전략 재편 필요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의 부분적 완화를 포함한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 없이 규제완화만 계속 바랄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에 대한 고민보다는 정부에 부양책을 요구해왔다. 지금의 위기도 리스크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탓이 크다. ◇규제완화, 세제 혜택 기다리는 천수답(天水畓) 구조=국내 건설업체들의 주택사업은 전형적인 '천수답' 구조다. 정부•금융권에서 비(규제완화•자금지원)가 내리면 흥하고 그렇지 않으면 망해왔다. 지금도 논바닥은 메말라가는데 손을 놓은 채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그동안 주택업계의 공급은 정부정책과 맞물려 돌아갔다. 지난 20년 동안 주택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시기는 세 차례 정도인데 모두 정부의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주택 200만가구 공급계획이 나온 지난 1980년대 말과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거 풀렸던 2000년대 초, 그리고 미분양•신규분양의 한시적 양도세 감면조치 이후 '밀어내기 분양'이 봇물을 이룬 지난해 하반기다. 지난해 밀어내기 분양으로 시장에 풀린 물량의 상당수는 현재 미분양으로 남아 건설업계의 목을 죄고 있다. 5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은 11만가구, 준공 후 미분양은 4만9,000가구다. 이 물량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절대 해소될 수 없다. 업계의 자구노력이 필수적이다. ◇건설사, 뼈를 깎는 자구노력 선행해야=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주택업계가 앞으로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도하게 높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현금유동성이 좋은 공공공사나 해외사업 등으로 진출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주택수요 등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으로 주택공급에 나서고 금융권은 사업성을 따져보고 대출 여부를 결정해야 건설사와 금융권의 동반부실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주택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이자 산업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며 "정부는 변화의 흐름에 맞는 제도의 손질이 필요하고 건설업계는 뼈아픈 구조조정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