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국, 상하이FTZ서 원유 선물거래 재도입… 아시아 석유시장 가격결정권 노려

중국이 상하이자유무역지대(FTZ)에서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하며 아시아 석유시장의 가격결정권을 움켜쥐려 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석유시장의 가격 결정은 싱가포르와 도쿄선물거래소에서 이뤄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12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의 원유선물 거래를 정식 승인했다. 원유선물은 상하이 FTZ에 설치된 국제에너지거래센터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1993년에 원유선물 거래를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중단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는 금융시스템이 미비된 상태에서 소비확대에 따른 욕심이 앞섰다는 게 증감위의 판단이다.


'해프닝'으로 끝났던 당시와 달리, 이번 중국의 원유선물 거래시장 재진입은 세계 석유시장을 뒤흔들 이슈다. 세계 4위의 석유생산국이자 세계 1위 소비국인 중국이 직접 석유의 가격 결정권을 쥐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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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중국의 원유 선물거래 도입이 국제 유가 결정 구도에 당장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중국 내 원유 수급을 반영해 유가 결정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상하이 원유 선물 가격을 아시아 유가 기준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원유선물 거래를 재도입한 것이 왜곡된 국제유가에 대한 중국의 불만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2008년 당시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한 것은 수급이 아닌 서방 금융자본의 투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원유선물 거래 도입의 또 다른 이슈는 결제통화다. 상하이선물거래소는 위안화와 달러화를 모두 거래통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가 하락으로 보유 달러가 줄어들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에게 위안화 결제를 유도하며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선물시장은 점차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맥쿼리 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으로,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속 물량은 런던금속거래소(LME)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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