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인형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적으로도 드문 행사에 초대돼 기쁩니다. 구체관절 인형의 진면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는 23일부터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흘간 열리는 '세계인형대축제'에 참가하는 김영광(32) 구체관절 인형협회장은 행복을 전하는 인형 본래의 모습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세계인형대축제는 바비ㆍ테디베어 등 친숙한 인형은 물론 비스크ㆍ발도로프ㆍ피규어ㆍ토피어리ㆍ구체관절 등 세계 각 지역의 진귀한 인형 1만여점과 인형이 사는 집 등 소품까지 총 출동하는 역대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 구체관절 인형은 독일의 초현실주의 작가 한스 벨머가 1930년 작품을 위해 만든 인형이 시초다. 인형의 움직임을 위해 관절부위에 구(球)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른 인형과의 구별되는 점. 또 안구ㆍ머리ㆍ의상 등을 바꿀 수가 있어 다양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전시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진귀한 구체관절 인형과 오토바이ㆍ자동차 등 소품들이 처음 소개된다. 그는 "어릴 때는 영화에 나오는 괴기스러운 인형을 보고 무서워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작품으로 대하면서 애착을 가지게 됐다"라며 "마치 산고를 겪고 태어난 자식 같으며, 이제는 표정없는 얼굴에서도 감정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후반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처음 구체관절인형을 알게 됐고, 일본의 유명작가 요시코 호리를 만나 인형제작기법을 배워 국내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매니아가 됐다. 지난해는 구체관절 인형관련 국내 특허를 내는 등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협회 회원은 현재 15명으로 모두 작가들이다.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재정적인 기반을 갖추기 위해 그는 상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나린돌닷컴을 설립하고 해외 수출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처음 인형을 알게 됐지만 한국적인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 협회의 지부를 만들고, 나라마다 한국 작가들에게 배우는 수강생을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02)724-2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