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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스페인 이대로 주저앉나

네덜란드에 1대5 대패 후 "티키타카 시대 막 내렸다"

조별 예선 탈락 전망 나와 내일 칠레와 운명 건 승부


"티키타카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스페인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에 1대5로 대패하자 전세계 언론은 스페인 특유의 짧고 빠른 패스 축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조별예선 탈락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스페인의 16강 진출 확률을 25.4%로 예상하며 조별예선 통과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스페인이 극적으로 기사회생할 것인지는 칠레와의 경기에 달려 있다. 이 경기마저 내주면 스페인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기며 조기 귀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칠레를 꺾으면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릴 수 있다. 양 팀은 19일 오전4시(이하 한국시각)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패하며 만신창이가 됐다. 수비진 재정비가 시급하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부진했던 중앙 수비수 제라르 피케(바르셀로나)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거나 한 명을 선발진에서 제외하는 극약 처방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골키퍼이다. 팀의 주장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의 기용 여부는 스페인의 딜레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시야스는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교체도 쉽지 않다. 백업 골키퍼인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페페 레이나(나폴리)를 써야 하지만 카시야스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또 팀의 기둥이자 주장인 카시야스를 갑작스레 선발진에서 뺀다면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선발진과 전술 변화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그는 "카시야스의 출전 여부에 대해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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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호주와의 경기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던 선발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스페인과의 경기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를 필두로 호르헤 발디비아(팔메이라스), 장 보세주르(위건) 등 이번 대회에서 골 맛을 본 선수들이 스페인의 골문을 정조준한다. 호르헤 삼파올리 칠레 감독은 "우리 팀은 산체스를 중심으로 잘 뭉쳐 있다"며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페인과의 대결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선뵀던 네덜란드는 같은 날 오전1시 포르투알레그리에서 호주를 상대로 2연승 사냥에 나선다. 이번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다름없다. 경기 결과보다는 네덜란드의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맨유)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득점왕 경쟁이 더욱 눈길을 끈다. 17일 현재 이번 대회 득점 1위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토마스 뮐러(독일)다. 판페르시와 로번은 나란히 2골로 네이마르(브라질), 카림 벤제마(프랑스)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팀 동료인 판페르시와 로번의 득점 경쟁도 볼 만하다. 이에 맞서는 호주는 칠레와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백전노장 팀 케이힐(뉴욕)의 득점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우선 네덜란드의 막강 화력을 막아내는 게 과제다.

A조의 카메룬과 크로아티아는 이날 오전7시 마나우스에서 2차전을 벌인다. 두 나라는 각각 멕시코와 브라질에 져 1패씩을 안고 있다. 1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한 양 팀이다.

카메룬은 최전방 공격수인 사뮈엘 에토오(첼시)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 비상등이 켜졌다. 공격수 추포 모팅(마인츠), 미드필더 알렉스 송(바르셀로나) 등을 이용해 크로아티아 골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크로아티아도 부상선수로 고민이긴 마찬가지다. 간판스타인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발을 다쳐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브라질전에 나서지 못했던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가 출전하게 돼 기대를 걸고 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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