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목표를 정해놓고 쉬지 않고 뛰는 게 비결이죠.” 지난 해 65억원의 매출을 올려 법인영업 2년 만에 ‘여성 법인 왕’ 자리에 오른 김인자(31ㆍ사진) 신세계백화점 법인영업팀 사원. 영업 노하우를 묻자 “달력에 월 목표를 꼼꼼히 적어놓고 매일 마음을 다잡고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2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 입사해 남성ㆍ여성팀의 서비스 매니저(CSM)로 일하다 2004년 법인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이래 계속 내방 고객을 상대로 일했던 그에게 고객을 찾아 다녀야 하는 법인영업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새로운 고객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문전박대를 당할 때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았다”고 어려웠던 병아리 영업사원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특히 “신세계의 철저한 윤리경영 방침 때문에 편법을 쓰기도 하는 경쟁업체 영업사원들에 비해 행동반경이 제한돼 고민도 많았다”며 “그러나 원칙을 지키면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영업방법 이라는 사실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꼭 업무 관계가 아니더라도 자주 연락하고 한 번 주문 받은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처리했다. 그러나 1년차의 성과는 고작 3억원. 실망스러웠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의 노력은 1년 후 실적으로 보상 받았다. 2005년 매출은 전 해 보다 무려 18배나 늘어난 65억원. 여기에 ‘여성 법인 왕’이라는 영광도 덤으로 따라왔다. 영업 2년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는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동료는 물론 고객사 담당자, 주위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벌써 포기했을지도 모른다”고 겸손해 했다. “지금 내 인생의 이력서에 가장 영광스러운 경력을 써 넣고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남다른 포부가 있다. 바로 매출 5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남자 법인 왕을 따라잡는 것. 그는 “물론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도전해볼 만한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아직 미혼인 그에게 ‘어떤 남자가 좋냐’고 묻자 “나처럼 바쁜 사람이면 좋겠다”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상대가 바빠야 내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그의 목표달성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