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종이박스에 그린 수억원대 그림

'프랑스의 앤디워홀' 로베르 콩바스 개인전<br>8일까지 가나아트 서울ㆍ12~29일 가나아트 부산

로베르 콩바스가 5월23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개인전 오픈을 기념해 즉석 페인팅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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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앤디워홀’이라는 별명을 가진 로베르 콩바스(Robert Combasㆍ51)의 개인전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콩바스는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모더니즘, 즉 어려운 미술에 반기를 들었다. 추상화가 깊은 정신세계를 드러낸다면 그는 좀 더 보기 쉽고 읽기 쉬운 구상화의 화법을 택한 것. 색상이나 형태면에서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드러나는 이유다. 고상한 예술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준 그의 화풍을 어려운(?) 말로는 ‘자유구상’이라 부르며 팝아트와 더불어 대중친화적인 장르로 자리 잡았다. 작가는 편하게 “구상 반 추상 반”이라고 말한다. 화려한 스타이며 공장식 공동작업을 하던 앤디워홀과의 차이점이라면 혼자 작업한다는 것. 콩바스는 지금도 어디에 가든 항상 노트를 들고 다니며 영감을 담아둔다. 소재는 일상부터 환상까지 경계가 없다. 인물은 마치 로마병정의 근육처럼 힘이 바짝 들어가 있지만 입술과 눈이 크게 도드라져 웃음 짓게 한다. ‘아카데미’ 시리즈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계승했고, ‘재즈 블루스 시리즈’ ‘초현실적인 금관악기’ 등은 밴드 멤버로 활동했던 그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투박한 듯 자유로운 검정 드로잉 선과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케 하는 유쾌한 색상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198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했고 건강상의 문제로 한동안 침체에 빠졌으나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예전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본인은 “작가에게 (그림이) 잘 팔린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반문하지만 프랑스 현대화가 중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며 최고 작품가를 자랑한다. 그의 자유분방함을 보여주는 후일담 하나. 이번 개인전이 시작된 지난 5월23일 전시장에서는 즉석 페인팅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갤러리 측이 대형 캔버스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콩바스는 이를 극구 마다하고, 프랑스에서부터 자신의 작품을 운송해 온 커다란 종이 상자에 그림을 그렸다. 호당 가격으로만 따져도 수억 원대에 달할 작품이 버려질 뻔한 박스 껍질에 그려졌다는 것만으로 ‘팝아트’ 정신은 생생하게 구현됐다. 물론 실제 정규 작업에는 ‘멀쩡한’ 캔버스를 이용하지만…. 회화와 조각, 도자기 등 총 60여 점이 선보이며 서울전시는 8일까지, 12~29일에는 부산 해운대 노보텔 4층 가나아트부산으로 이어진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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