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 고객과 통하다] "쉿! 우리만 아는 얘긴데…" 닫으니 오히려 열렸다

"원치않는 친구 부담…" 공개 SNS 식상함에<br>밴드·카카오그룹·데이비 등 신규 SNS 인기<br>비공개로 '끼리끼리' 소통 공간 이용해 편안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 본격적인 세대 교체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한 신규 SNS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도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밴드'는 최근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지 14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국내 포털 업계가 내놓은 SNS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소수의 지인들끼리 비공개로 이용하는 SNS라는 점이다. 기존의 공개형 SNS가 누구나 쉽게 친구를 맺고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했다면, 밴드는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된다.


밴드의 인기 비결로는 지인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편안함이 꼽힌다. 소통이라는 SNS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용도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SNS와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밴드에 개설된 750만개의 그룹을 보면 결혼한 친구끼리 시집살이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대학생들의 스터디 모임이 유난히 많다. 최근에는 파일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로 추가되면서 학교 과제나 회사 업무를 위해 밴드를 이용하는 학생과 직장인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시장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기존 SNS에 식상함을 느낀 이용자들이 속속 밴드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대만과 태국에서는 앱스토어 SNS 부문 4위를 기록했고 일본에서도 인기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밴드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스티커숍과 PC버전까지 출시되면서 다양한 연령으로 이용자층이 확대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해 친구들과 별도의 소통 공간을 꾸릴 수 있는 폐쇄형 SNS '카카오그룹'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발은 '밴드'보다 늦었지만 1억2,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잠재적인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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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은 그룹장이 개별적으로 구성원을 초대해 그룹 하나당 최대 50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카카오톡 대화방 연동기능을 활용하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가자들을 바로 그룹으로 만들어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공유하는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카카오그룹에 올라온 사진과 게시글은 별도 기록을 통해 언제든지 확인하기도 쉽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인 간의 소통 기능을 강조한 '데이비(Daybe)'로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데이비는 친구를 최대 50명까지 제한해 기존 인맥 중심의 SNS와 차별화를 택한 것이 특징. 친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원치 않은 정보가 많아지고 친구 요청에 대한 부담을 덜어 내 이른바 '슬림 SNS'에 중점을 뒀다. '끼리끼리' 문화를 중시하는 젊은 이용자를 겨냥한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폐쇄성을 강조한 신규 SNS의 열풍이 강하지면서 기존 '1세대 SNS'들은 속속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8월 단문형 SNS '요즘'의 서비스를 중단했고,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달 'C로그'의 서비스 철수를 선언했다. 앞서 KTH는 위치기반 SNS '아임인'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도 내년 6월까지만 '미투데이'를 운영하고 신규 SNS에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운 서비스로 SNS의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며 "SN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주제나 성격에 특화된 서비스로 시장이 한층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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