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를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수 년간 수입차를 중심으로 힘 좋은 디젤(경유)차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선택 가능한 LPG 차종 수와 LPG의 가격 우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연료별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44만3,600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13.6%였던 LPG 자동차는 지난해 239만2,000대(12.3)로 감소하는 등 LPG 차량의 퇴조현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LPG 등록 건수가 증가 추세였던 2008년과 2009년을 지나 2010년에 정점을 찍은 후 매년 0.2%p, 0.4%p, 0.5%p까지 하락 폭을 키우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LPG 자동차 등록건수 집계가 1999년 이후 10여년간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계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가장 잘 팔린 LPG 차종이었던 현대차의 '쏘나타' LPG 모델 판매량도 지난 2010년 6만9,654대에서 지난해 5만5,856대로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LPG차 판매량은 이 기간 동안 14만2,248대에서 13만2,488대로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LPG 가격이 싼 덕에 인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가격이 오른 데다 차량 자체의 힘이 달려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월 말 리터당 974.1원(충전소 기준)이었던 LPG 가격은 최근 리터당 1,122.6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804.8에서 1,880.4원으로 오른데 비하면 인상 폭이 크다.
그 대신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건 힘도, 연비도 좋은 디젤차다. 2010년과 2013년 사이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중 디젤차의 비중은 36.1%에서 38.1%로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외환위기의 여파가 여전했던 2000년대 초반 많이 팔렸던 LPG차가 운행 10년을 넘기면서 폐차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내년부터는 디젤 택시에도 LPG 택시처럼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택 가능한 LPG 차종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수 년 새 싼타페, 오피러스, 쏘렌토, 카니발 등의 LPG 모델이 단종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