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0월 12일] 21세기 기업의 본질과 경영자의 책무

기업인들 사이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풍이다. 그동안 기업이 대학에 실용적 학문만 요구하기 때문에 인문학이 고사 직전에 처했다고 한탄하던 인문학 교수들이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곳곳에서는 저명한 해외 인문학자를 초청해 특별강좌까지 실시할 정도다. 음악ㆍ미술ㆍ공연 등 고품격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층 또한 놀라울 정도로 두터워졌다. 수명이 비교적 길지 않은 대중음악의 홍수 속에서 클래식 음악이 다시 한번 그 중심무대로 올라서고 있는 것도 한 예다. 인문학과 고전예술의 부상에는 그 기저에 유사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디지털 시대의 급속한 변화가 만들어내는 불확실성 속에서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경영 역시 다르지 않다. 최근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경기가 본격 회복되겠지만 경영자가 명심해야 할 것은 경기회복을 전후로 규제, 금융, 경쟁 방식, 고객 니즈 등 경제환경이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경제환경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기업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 바야흐로 변하지 않는 원칙과 본질에 대한 탐구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경제환경에서 경영자의 책무란, 다시 말해 시대흐름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토대로 주주ㆍ직원ㆍ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에 앞장서는 것이어야 한다. GE가 에너지ㆍ물ㆍ보건의료 등 세계 난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한 것도 결국 오늘날의 도도한 시대적 흐름을 간파하고 신속히 기업의 가치제공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은 인간성 회복과 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경영이라고 한다. 이는 인간의 본질과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경영자가 시류에 맞서는 의사결정을 내리면 기업의 장기적 성장은 크게 위협 받게 될 것이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업도 인간성 회복과 사회발전에 역행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지금 우리 경영자들에게 기업경영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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