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아시아 푸드로드를 연다] 농심, '한국의 매운 맛' 고집… 중국 사로잡아

신라면 등 제품력 믿고 맛·포장·규격 그대로

올 해외매출 비중 1위

중국 베이징 월마트 건국로점을 찾은 현지 소비자들이 농심 매대를 찾아 신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세계 최대 라면 소비국인 중국에서 농심차이나는 올 상반기 9,100만 달러의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농심의 상반기 2억 4,500만 달러라는 해외매출 신기록을 직접 견인한 셈이다. 이 같은 중국시장 성장에 농심의 해외사업 판도도 바뀌는 추세다. 올 상반기 중국은 농심의 해외매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물론 올해 사상 처음 미국을 제치고 연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차이나는 1999년 이후 15년 만에 중국 내 누적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1999년 당시 700만 달러로 시작한 농심의 중국사업은 2012년 1억 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중국 라면시장 성장률이 1%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농심의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농심 중국사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은 19%이며 2013년 매출도 전년대비 17% 성장한 1억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농심은 중국에서 15년간 단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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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농심의 성공 비결은 '고집'이다. 즉 농심 신춘호 회장의 '역발상'에서 비롯됐다. 중국 진출 당시 신춘호 회장은 "농심의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어야 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물론이고 포장, 규격 등 모든 면에서 '있는 그대로' 중국에 가져간다. 이것이 중국시장 공략의 전략"이라고 설파했다. 브랜드를 현지화시켜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기보다는 농심의 제품력을 믿고 한국의 맛으로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처럼 농심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세우는 현지화 전략이 아닌 한국의 매운 맛을 대표하는 '신라면'을 그대로 중국시장에 선보이는 게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게 적중했다. 또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농심만의 차별화 전략은 해외 진출에 성공한 식품기업 중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평가 받는다.

농심은 국내에서 검증된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의 베스트 제품을 중국에 내놓으며 일반 저가 제품과는 달리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지켜냈다. 이후 개방정책에 따른 중국인들의 소득수준도 함께 올라가면서 한국의 신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현재 중국라면보다 약 1.5배 비싼 신라면은 최근 중국의 소득수준과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일본, 대만 제품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심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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