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에 가보면 완구매장 앞바닥에 누워 장난감을 사달라고 울며 떼를 쓰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10대 청소년들의 경우에도 몇몇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유달리 최신형 게임기나 휴대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일부 어린아이와 10대 청소년들에게서 볼 수 있는 이 같은 물질적 소유욕이 자존감의 상실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마케팅학과의 데보라 뢰더 존 교수는 최근 소비자연구저널에 발표한 ‘연령에 따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물질주의 성향’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이 낮을수록 물질 소유욕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8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 및 청소년 150명을 대상으로 자존감, 물질주의 성향, 이기심, 인상관리(impression management) 등 4개 항목을 집중 분석한 결과 자존감과 물질주의 성향이 정확히 반비례하는 결과가 도출된 것. 실제 실험 참가 학생들의 자존감은 평균적으로 초등학생 시절인 8~9세부터 12~13세까지 꾸준히 상승한 뒤 그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6~18세까지 감소가 일어났다. 반면 물질주의는 이와 정반대로 12~13세까지 낮은 수치를 보이다가 16~18세까지 증가하는 그래프를 형성한 것. 특히 자존감 감소가 시작되는 12~13세경에 물질 소유욕이 최고 정점에 달했으며, 고교 졸업 후 자존감이 재상승하는 순간 다시 하강곡선으로 돌아섰다. 데보라 교수는 “이 현상은 자녀들의 물질 욕이 자존감과 직접적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존감 하락에 의한 정신적 상실감을 물질로 채우려는 심리현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물질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자녀들의 경우 야단을 치거나 달래기보다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특징적인 사실은 10대들의 경우 아주 사소한 관심만으로도 자존감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데보라 교수는 “친구들의 칭찬처럼 말 한마디에도 자존감은 놀랄 만큼 눈에 띄는 증가가 나타났다”며 “가족들의 작은 관심과 교우들과의 관계증진으로 아이들은 훨씬 행복해지고 물질욕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