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로라하는 연극 작품들이 과거의 히트, 인기 배우, 유명 극작가 원작, 다정다감한 사투리 등을 무기 삼아 관객들에 경쟁적으로 손짓하고 있다.
기념비적인 연극'불좀꺼주세요'와 장진의 풍자심리극 '허탕'은 인기작의 화려한 귀환이고, '뻘'과 '전명출 평전'은 사투리 극(劇)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섯 주 여섯 번의 댄스레슨'은 데뷔 40주년을 맞는 배우 고두심의 열연이 돋보이고, '한여름밤의 꿈'과'십이야'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익스피어 원작 2점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8일 공연계에 따르면 연극 '불 좀 꺼주세요'가 오는 12일부터 9월9일까지 대학로극장 무대에 올라간다. 20년전인 1992년 처음 선보여 3년 6개월 동안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 연극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88서울올림픽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 윤태웅이 출연한다. 19세 이상 가능.
오는 9월 2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허탕'은 영화감독인 동시에 연극연출, 극작가인 장진의 대표작중 하나다. 1995년 첫 공연 후 정재영, 정은표, 신하균 등 걸출한 배우들을 배출했던 작품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지상 최대 럭셔리 '7성급 감옥'에 갇혀 있는 남자 둘, 여자 한 명 등 3명의 죄수가 벌이는 이상한 동거가 주요 설정이다. 누군가에 통제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그 자체로는 편안하고 안락한 삶이라면 인간은 그 안에서 안주를 하게 될까, 탈출을 꿈꾸게 될까. 그 답의 힌트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연극적 바탕위에 영화에서 얻은 실험적 문법을 시도해 두 장르의 시너지를 내는 장진식 연극의 일단도 엿볼 수 있다. 15세 이상 볼 수 있다.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 연극 2편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에서 공연되는'뻘'은 1981년 전라남도 벌교가 무대로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10일 개막해 29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되는 '전명출 평전'은 경남 합천의 전명출이라는 소시민을 통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정치 한국의 사회 변화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삶을 살아내고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지를 그려 낸다.
오는 24일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 뒤 9월 2일까지 공연될 '여섯 주 여섯 번의 댄스레슨'은 배우 고두심이 기존 '국민 엄마' 이미지를 벗은 채 하이힐을 신고 스윙, 탱고, 비엔나왈츠, 폭스트롯, 차차차, 현대무용 등 6가지 춤을 선보이며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고두심이 '친정엄마'이후 5년 만에 연극에 돌아온 작품이다.
명동예술극장은 8월 1일부터 26일까지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는 두 개의 세익스피어라는 모토로 '십이야'와 '한여름밤의 꿈'을 동시에 무대에 올린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온가족용 세익스피어 작품 2점으로 두 작품이 하나의 무대에서 일주일씩 번갈아가며 공연된다. 하지만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두 작품이 함께 무대에 올라간다. 두 작품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