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실 다지고 조직기강 다잡아 경기하강 우려에 선제 대응

삼성 올 임원 승진 30% 줄인다<br>승진 100명대로 감소 예상, 삼성전자 후폭풍 가장 클듯<br>R&D부문은 대상자 늘리고 외국인·젊은 인재 발탁 지속<br>이부진 남편 승진 여부 주목

삼성그룹이 이르면 13일 발표예정인'2012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전체의 임원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경제DB

삼성그룹이 계열사의 임원 규모를 줄이도록 한 배경은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경영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올해 임원 인사에서 신상필벌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후 다소 풀어진 조직에 임원 수 축소라는 처방으로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사장단 인사의 인사 기조이자 내년 경영 방침인 '안정 속 혁신'을 임원 인사에 반영, '1석2조'의 효과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임원들의 승진 잔치 이후 벌어진 경기 하강과 재정 위기 등에 대비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다잡을 때"라며 "임원에 대한 승진 잔치보다는 성과에 대한 보상과 발탁 인사 위주로 임원인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의 '위기의식' 확산 차원=이건희 회장은 올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의식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애플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전자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며 삼성그룹 전체의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또 9월 미국과 일본 출장길에 오르기 전에는 "열심히 해서 세계 1위는 계속 해야 한다"며 조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10월에도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더 정신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앞을 보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회장 본인이 해외 출장길에서 듣고 본 후 내린 위기의식을 그룹 전체에 알리고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임원 규모 축소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의 임원 규모는 2009년 1,600명으로 감축된 뒤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통해 올해 1,760명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 임원 축소 폭 가장 클 듯=통상적으로 삼성그룹 전체 임원 승진자 중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만큼 이번 임원 규모 축소의 후폭풍은 삼성전자에 가장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490명의 임원 승진자 중 231명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결국 올해 말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 출신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의 231명에서 100명대로 대폭 축소되지 않겠느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적이 좋은 곳에 대한 보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승진자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3ㆍ4분기 영업이익만으로도 웬만한 대기업의 한 해 영업이익인 2조원을 넘어섰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스마트폰의 흐름에 맞춰 빠른 제품 개발과 과감한 마케팅으로 이 같은 실적을 거둔 만큼 무선사업부에서 발탁 및 초고속 승진 인사가 집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등도 큰 폭의 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포상 차원의 승진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R&D 부문 70~80명 승진 전망=삼성그룹은 또 모든 계열사에 걸쳐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부문에 힘을 싣는 승진도 이번 인사에 반영한다. 지난해 말 삼성은 임원 승진자 중 R&D인력이 100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이들을 배려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사장단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연구개발 담당 이철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에는 70~80명 안팎의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R&D는 삼성을 움직이는 시작과 끝이라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R&D 배려 풍토는 성과주의 원칙과 함께 삼성 인사의 두 바퀴 축"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포인트는 ▦여성 임원 발탁 ▦젊은 임원의 초고속 승진 ▦외국인 임원 탄생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회장은 여성 임원과의 오찬 경영에서 여성의 섬세한 능력이 회사에 분명 도움이 된다며 더욱 분발할 것을 요구한 만큼 여성 임원에 대한 발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직에 혁신과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젊은 인재의 발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30대 임원이 3명이나 발탁되고 7명의 여성 임원, 7명의 외국인 임원이 배출됐다. 삼성그룹의 활동 범위가 전세계인 만큼 기존의 틀에 박힌 인사보다는 이 같은 발탁 인사는 불가피하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외국계 임원 역시 삼성의 글로벌 시장진출이 자리잡으면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지사에서 능력을 검증 받은 임원들이 본사로 승진하면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회장의 첫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사장의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는 전무 승진 2년 차인데다 지난해 오너 일가가 모두 승진하는 과정에서 제외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승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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