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전자 한 달째 게걸음

무선사업부 이익 상승세 주춤… 실적발표 후 목표주가 줄하향<br>새 성장동력 찾아야 상승 가능


삼성전자가 2ㆍ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한 달째 횡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게걸음에 코스피지수도 1,900포인트선에서 추가 상승 탄력을 잃은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무선사업부(IM)의 실적이 3ㆍ4분기 정점을 찍은 후 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53%(2만원) 내린 12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영향으로 코스피지수도 10.92포인트(0.57%) 떨어지며 5거래일 만에 다시 1,9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 5일 120만원대로 내렸던 삼성전자는 이번 달 내내 130만원선을 두고 등락을 반복하며 지루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횡보는 IM사업부의 이익상승세가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ㆍ4분기 매출액 57조5,000억원, 영업이익 9조5,0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성장을 주도하던 IM 부문은 6조3,000억원의 이익을 내 직전 분기보다 3.5% 줄어들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NH농협증권이 목표주가를 19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동양증권이 200만원이던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낮췄다. SK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2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87만원에서 177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ㆍ4분기에 10조2,000억~10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대 실적은 IM사업부가 아닌 반도체 부문 실적개선이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의 3ㆍ4분기 삼성전자 실적예상치는 매출액 61조2,186억원, 영업이익 10조5,1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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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겠지만 시장에서 주목하는 IM 부문이 아니라 반도체 부문이 2ㆍ4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0% 이상 늘며 실적개선을 주도해 주가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3ㆍ4분기는 성수기를 앞두고 스마트폰과 부품 수요가 증가해 영업이익이 10조원대로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4ㆍ4분기는 재고조정 가능성이 높아 부품가격이 하락하고 마케팅비용도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9조4,000억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저평가돼 있어 다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150만원대의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주가상승의 이유가 신제품이나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아닌 저가매수 모멘텀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스마트폰 분야는 혁신이 사라지고 경기소비재의 성격으로 바뀌면서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등에서 수익을 올리며 내년까지 꾸준한 이익을 낼 것"이라며 "외국인이 국내 시장을 매수하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저평가된 삼성전자를 담는 형식으로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IM사업부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는 과정"이라며 "이제 스마트폰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와야 예전과 같은 역동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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