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계는 지금 그랜드세일 전쟁] "쇼핑을 축제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키우자

개최 시기 최성수기로 옮겨 홍콩 싱가포르와 정면승부<br>K팝 드라마 등 한류 적극 활용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객 유인을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내를 외국인들이 둘러보고 있다. 행사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총 매출은 6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관광객 비수기 1~2월 맞춰 단순히 국내 시설 돌리는 행사 자제

홍콩 등과 경쟁하려면 정면승부 필요… 성수기 겨냥 전세계 쇼핑객 흡수해야


K팝·드라마 등 한류 적극 활용 이벤트 풍성한 프로그램 개발
내국인 해외쇼핑 대체할 방안도


한국방문위원회는 올해 1~2월 진행된 '코리아그랜드세일 2014(KGS)'의 메인 이벤트센터를 동대문 두타빌딩 앞에 세웠다. 앞서 기존의 이벤트센터는 명동에 있었다. 전통적으로 쇼핑장소로서 명동은 주로 일본인이 찾고 동대문은 중국인들의 취향이 강하다. 올해 변화의 결과는 '대박'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높이 7m 규모의 대형 핑크 쇼핑백 부스 조형물과 함께 입소문이 나면서 행사기간 동안 방문객이 끊이질 않았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방문위원회 측은 행사기간 이벤트센터를 찾은 외래 방문객이 총 9,232명(하루 평균 2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85명)에 비해 4배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을 한국의 대표적인 쇼핑·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아시아의 선도적인 이벤트로 키우기 위해서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까지 코리아그랜드세일은 방어적 소극적인 성격이 강했다. 매년 1~2월에 행사가 진행되는 이유도 이때가 일년 중 가장 관광객이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즉 외래 관광객 줄어드는 시기를 맞춰 국내 시설을 돌리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는 취지가 없지 않았다. 어차피 연말에는 관광객이 많고 할인행사도 집중되는 시기여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매출이 높다. 추가행사를 해도 호텔이나 백화점·항공업계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리아그랜드세일이 홍콩·싱가포르나 일본 등 관광 대국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정면승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적으로 홍콩의 연말연시와 여름 최성수기에 '메가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서 쇼핑·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싱가포르도 연말연시와 여름에 축제형식의 쇼핑 행사를 벌이며 일본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이들로 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략법이 필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 코리아그랜드세일을 국제적인 이벤트로 키우기 위해서는 현행의 외국인 대상만이 아니라 내국인도 포함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바꾸지 못하더라도 우선 내국인의 해외쇼핑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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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그랜드세일은 '고객'을 즐겁게 해야 하고 이는 내외국인에 차이를 둬서는 안 된다"며 "쇼핑과 이벤트·축제가 결합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참여업체별로 원하는 시기와 행사 종류가 다를 수 있지만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참여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테마세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업체의 자발성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기는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참여 업체들이 스스로 활로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대부분 행사는 참여업체의 자발적인 이벤트를 통해 이뤄진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참여업체·업소는 1회째인 2011년 57개업체 1만3,621업소로 출발해 2012년 77개업체 2만2,681업소, 2013년 85개업체 2만3,845업소에서 올해는 124개업체 2만7,574업소로 늘었다. 올해 총 매출은 6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나 급증하면서 참여업체들의 호응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상품개발 및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도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아시아의 선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미 각 지자체, 기업별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행사를 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안방 잔치에 불과한 형편이다. 외국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K팝·드라마 등을 통한 한류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당연하다.

공략대상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 관광객의 유치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에 오는 관광객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총 1,217만명 가운데 일본 22.6%, 중국 35.5%, 대만 4.5%, 홍콩 3.3%로 이들 네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65.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관광객 유치를 다변화해야 하는 데 우선 중점적인 나라가 동남아다. 경제성장과 함께 여행수요가 늘어나고 또 한류가 한창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태국(전년대비 3.8% 감소)만 다소 줄었을 뿐 말레이시아(16.6%), 필리핀(20.9%), 인도네시아(26.8%), 인도(34.4%) 등은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장)는 "글로벌 교류가 한층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한국을 이미지화할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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