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애크러배틱' 파우스트가 온다

팝 음악이 흐르고… 그물망 위에서 곡예 펼치고…<br>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br>27~30일 LG아트센터서 공연

파우스트

관객 머리 위에 설치된 대형 그물망을 배우들이 잘 훈련된 동물처럼 뛰어 다닌다. 발에 스프링이라도 단 것처럼 무대 바닥에서 천장의 그물망으로 순식간에 뛰어 올라가고 때론 천장에서 뚝 떨어져 내려 아슬아슬하게 그물망에 착지하기도 한다. 고난도의 애크러배틱을 기본으로 하는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의 '파우스트'가 오는 27~30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아이슬란드 국가 대표 기계체조선수였던 연출가 기슬리 외른 가다르손을 중심으로 연극 명문인 레이카비크 드라마 학교 출신들이 모여 만든 이 극단은 신체 연극으로 고전을 풀어내며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해석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뷔히너의 '보이체크', 카프카의 '변신', 괴테의 '파우스트' 등이 있다. 이번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하는 '파우스트'는 지난 2000년 아이슬란드에서 초연된 뒤 영국ㆍ독일ㆍ러시아로 진출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괴테의 원작 '파우스트'를 뼈대로 팝과 록 음악, 역동적인 서커스 요소를 가미해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원작에서는 악마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판다는 내용과 파우스트와 젊은 여인 그레티헨과의 사랑라는 스토리의 골격만 유지한 대신 서커스적 요소를 대폭 가미했다. 파우스트를 주인공으로 했던 원작의 심오한 철학적 사색과 고뇌를 따라가기보다는 파우스트의 행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늙은 노배우, 요한의 여정 속에 나타나는 연극적인 설정과 공중 곡예를 이용한 신체 언어가 주된 관전 포인트다. 작품의 백미는 관객의 머리 위 약 5m 상공에 가로와 세로 각각 11m, 15m의 대형 그물을 설치하고 악마로 분장한 배우들이 애크러배틱과 자유 낙하, 공중 그네 등 기술을 선보이는 대목. 특히 작품 후반부에 펼쳐지는 악마들과 발렌틴의 쫓고 쫓기는 그물 위 추격 장면이 장관이다. 베스투르포트 극단은 지난 2009년 첫 방한에서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연극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전석 5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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