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청신호 투자심리 회복 기대

실업률 하락세·생산등 거시지표 호전상장기업들이 저조한 실적을 예고하고, 회계 부정 사건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이 비관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의 상징인 인텔이 2ㆍ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종합기계회사 타이코의 데니스 코즐로스키 전회장의 탈세 사건은 3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무더기로 쏟아지는 악재에 파묻혀 미국 경제 호전의 뉴스를 망각하고, 전반적인 미국 기업의 수익이 회복되고 있는 사실을 뒷전에 미뤄놓고 있다. 이번주 뉴욕 증시의 희망적인 뉴스는 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팔았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경제 지표들이 좋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증시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에 좌우되지만, 그 토대는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다. 따라서 경제호전의 뉴스가 부정의 심리를 극복할 것인지 여부가 이번주의 관심사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몇주 동안 뉴욕 증시가 치열한 저점 확인 작업을 벌일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요요(yo-yo)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 3.4%, 나스닥 지수 5%, S&P 500 지수 3.7% 각각 하락했다. 타이코 전회장의 구속 사건과 인텔의 수익 전망 하향조정, 중동사태, 인도- 파키스탄 분쟁등의 악재 속에 파묻힌 한주였다. ▶ 거시 경제뉴스 호전 최근 몇주동안 투자자들은 거시 지표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 예일대의 로버트 쉴러 교수등 비관론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이들 베어리시(Bearish) 이코노미스트들에 대항해 불리시(bullish) 코멘트들이 지난주말 이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배경은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과 거시 경제지표들이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실업률은 5.8%로 4월의 6.0%보다 하락했다. 지난 1~2월에도 실업률이 하락한 적이 있지만, 이번 하락은 미국의 실업률 상승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사이클 연구소의 락쉬맨 애추던 소장은 "실업률이 6% 선을 정점으로 내려갈 것"이며 "앞으로 두세달 사이에 실업률 하락이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의 개선도 눈에 띤다. 공급관리연구소(ISM)이 발표한 제조업 지수는 5월에 55.7로 27개월만에, 비제조업 지수는 60.1로 2년만에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소비 척도인 소비자신뢰지수도 향상됐고, 부동산시장의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를 넘을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냈다. 이번주에 발표되는 거시 지표들도 지난주에 이어 미국 경제 회복의 청신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 발표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금리 정책의 자료가 되는데, 월가 관측통들은 FRB가 8월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4일의 산업 생산, 산업재고, 소비자 신뢰지수등도 개선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 기술적 상승 기대 월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는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는 "회계 부정 사건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며, "저가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심리가 극단적인 낙관론에서 또다른 극단으로 흐르면서 주식시장의 곡선을 형성하는데, 현재의 극단적 비관론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이 저점형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인텔의 문제는 기술주에 한정된 문제이고, 전반적으로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논리의 힘 싸움은 지난주말에 벌어졌다. 지난 7일 인텔의 수익 하향조정으로 나스닥이 개장초 1,500 포인트 이하로 떨어졌으나, 미국 제조업의 중심에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 주가 상승으로 주가 급락을 멈추고, 터닝시켰다. 달러 하락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올들어 달러가 평균 6% 하락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급락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미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화 하락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키아, 아마존 닷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리복, 월드컴등이 이번주에 애널리스트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인텔처럼 상장기업들이 7월초 2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에 앞서 실적을 예고하는 워닝시즌(warning season)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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