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경기가 조만간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장기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이 봄 이사철과 맞물려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새 정부의 복지재원에 대해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지만 올린다면 (소비세를 인상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가가치세 인상론을 언급한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자매지 포춘코리아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부동산 가격 조정은 나쁜 모습이 아닌데 문제는 거래가 실종됐다는 점"이라며 "실수요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990년대 일본, 2000년대 미국이 겪은 부동산 가격 폭락을 우리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여러 모형으로 분석해본 결과 경착륙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만간 원만한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세원확충 방안에 대해 "세율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래도 올려야 한다면 OECD 권고를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OECD는 한국이 복지정책 확대를 위해 현재 10%에 머무는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박 장관은 "우리가 많이 쓰는 에너지 혹은 환경ㆍ탄소세 쪽에서 세율을 올리거나 새 부과 대상을 설정할 수 있다"며 "세율을 올리더라도 일자리ㆍ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됐던 성직자 과세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가 되겠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걸 되물리거나 숙제를 미루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개방된 상황에서 대외충격에 민감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여러 연구를 하고 있고 일부는 당장 도입이 준비된 상태"라고 밝혀 추가적인 외환대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박 장관은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이제는 담뱃값을 올릴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담배 가격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지만 2004년 인상한 후 8년이 지났고 정액으로 돼 있는 부담금에 대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