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환경규제 이중잣대 논란

같은 팔당상수원 수계 경기 이천은 공장증설 불허<br>2003년, 충북 음성엔 법까지 바꿔가며 공장 허용

정부가 환경문제를 이유로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한 반면 지난 2003년에는 이천과 같은 팔당상수원이자 인접 도시인 충북 음성에 법률까지 바꿔가며 반도체 공장 증설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3년 충북 음성 소재 동부전자가 구리 공정이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투자를 계획하자 경제회생을 이유로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을 추진했다. 당시 수질환경보전법은 상수원 상류 배출시설설치 제한지역에 구리 등 특정수질유해물질 폐수배출시설이 들어설 경우 사고 또는 고의 방류에 의한 상수원 오염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시설 입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그해 3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무방류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이 갖춰진 경우 환경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반도체 기술발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구리배선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투자가 필요한 만큼 제도적 보완을 통해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산업자원부 등은 그해 9월 특별대책지역이라도 폐수를 방류하지 않을 경우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률안을 개정했다. 결국 동부전자는 같은 팔당상수원 상류지역으로 두 공장간 불과 25㎞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이천 하이닉스반도체가 시도했던 동일한 구리 공정의 공장을 설립ㆍ가동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충북 음성과 경기도 이천은 바로 붙어 있고 같은 팔당상수원 상류지역인데 왜 음성은 되고 이천은 안되느냐”며 “이천 걸 빼앗아 청주로 가져가는 것이 국가균형발전이냐”며 정부의 조치를 비난했다. 김 지사는 또 “구리는 인체에 무해한 필수 중금속이고 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구리 배출량은 아주 극소량”이라며 “정부가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을 핑계로 허가를 해주지 않다 갑자기 환경문제를 들고 나와 불허하니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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