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기둔화 예고지표 속출

美 경기둔화 예고지표 속출 지난달 경기선행지수 105.3… 하락세 지속 미국 경기둔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11월의 경기선행지수는 105.3으로 전월에 비해 0.2% 하락했다. 3~6개월후의 경기전망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8개월동안 한달만 올랐을 뿐 나머지 7개월동안 하락세를 나타냈다. 경제인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에 따르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경제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베텔 메모리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내년 연구개발(R&D)투자 증가율은 6.5%에 불과, 지난해의 9.8%, 올해의 10.3%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불황시 R&D투자가 가장 먼저 위축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내년 R&D투자의 낮은 증가세는 그 동안 R&D투자를 주도해왔던 첨단 기술기업들이 올해 나스닥시장의 폭락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최근의 경기침체로 인해 향후 장기적인 경제성장세를 이끌어나갈 R&D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 기반이 잠식되면서 경기침체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컨퍼런스 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수석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의 장기간 하락은 내년 상반기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아직은 현재 경제지표로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섣부른 것이라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11월의 경기선행지수 하락이 예상됐던 것이며 하락폭이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스비트 번스증권의 러스 쉘든 수석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경기침체기에는 경기선행지수의 하락률이 1%포인트를 넘었던 적도 있다고 상기시켰다. 아직은 경기침체를 본격적으로 말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웰스파고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부행장은 "미국 기업의 구인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해고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며 증시가 위축되면서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부행장은 특히 "올해 소매판매 증가분의 20%정도가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wealth effect)'에 힘입은 것이었지만 내년에는 자산효과가 제로이거나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증시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이로 인해 역자산효과가 나타나 주가하락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손 부행장은 또 소프트웨어, 통신 등 정보기술(IT)분야의 성장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의 3할을 차지했다고 지적, 이 부분의 내년 투자 감소가 경제성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 금융시장은 이날 경제지표를 불황가능성이 적은 것을 의미하는 쪽으로 해석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이날 지표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1월31일의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임시회의를 열어야 할 정도로 극심한 경기침체상황은 아니라는 쪽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았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1.04%, 나스닥지수가 1.84% 오르는 강세를 보였고, 국채시장에서는 임시회의를 통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데 따른 실망매물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0.05~0.06%포인트 올랐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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