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중수 총재 "일본식 부동산 급락 없다"

'버블 붕괴' 논란 커지고 있는데… <br>지방 중소도시 미분양 감소등부동산시장 '안정' 진단<br>"日과닮은점 3개, 다른점은 5개" 노무라 주장 정면반박


김중수 총재

'한국도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중장기적인 하향 안정화의 흐름일 뿐인가.' 집값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미분양 물량까지 쌓여가면서 한국에도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은 어느 때보다 버블 붕괴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는 반면 정부는 '폭락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식 부동산 급락 상황은 없다"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일축, 이른바 '부동산 버블 붕괴 논쟁'이 다시 점화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인가, 위기인가'=논쟁은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각에서부터 출발한다. 김 총재는 지난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안정된 상태'로 진단했다. 그는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값은 떨어지는 반면 전세 값은 오르고 있다. 지방이 문제라고 하지만 지방의 대도시는 값이 오르고 있고 중소도시에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지만 다소 줄고 있다.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인 아파트 값도 그렇거니와 현 위기론의 근원으로 꼽히는 미분양 문제 역시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인식이다. 김 총재의 이 같은 시각은 민간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는 위기론과는 사뭇 다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과 신도시, 기타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5주 이상 동반 하락하고 있다.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가보다 1억원 넘게 값을 내린 급매물이 등장하고 분양시장에서는 분양가에서 최대 40%까지 값을 떨어뜨린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버블 붕괴 논쟁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안정이냐, 위기냐'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와 연결되고 있고 금리라는 핵심 정책 운용 수단을 쓰고 있는 중앙은행은 아직까지 '안정'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버블 붕괴인가, 연착륙인가=일본식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점치는 시각은 민간연구소 사이에서 부쩍 빈도를 더해가는 양상이다. 특히 이 같은 경고음은 공교롭게도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강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연초 기업은행이 집값 버블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집값이 과거 미국과 일본의 버블 시기의 정점 수준을 넘어섰다"고 진단했고 이달 초에는 하나금융연구소까지 "인구 감소와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FSB연구소는 주택시장이 조정기(∼2012년)와 하락기(2013∼2017년)를 거쳐 2018년부터는 하락심화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일본 노무라증권이 "지금의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버블 형성기 때의 일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버블론에 기름을 부었다. 김 총재는 그러나 만찬 자리에서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의 지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우선 "일본처럼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며 보고서의 분석 자체를 문제 삼았다. "노무라는 일본과 비슷한 것 3개를 들었지만 다른 것은 5가지다. 3가지만 갖고 일본과 비슷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김 총재는 "(집으로부터 생기는)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줄고 있다"는 말에서 볼 수 있듯 현 상황이 과거의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맹신에서 벗어나는 단계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위해 특별한 대책을 쓸 이유가 아직은 없다는 것이 김 총재의 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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